최재형 “상속세 폐지할 것”…‘캠프 해체’ 이후 첫 공약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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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16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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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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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캠프 해체’를 선언한 이후 던진 첫 공약으로 ‘상속세 폐지’를 내세우며 승부수를 던졌다.

최 전 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비전발표회를 열고 “비판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또는 질문을 받기 두려움 때문에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하나씩 꺼내보려 한다”며 “상속세는 이제 일부 부자나 재벌에게만 문제가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집 한 채 겨우 마련해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많은 중산층과 일반 국민이 부딪혀야 하는 짐이 됐다”며 상속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상속세는 세계적으로 사라지는 추세”라며 “우리가 복지 천국이라 부르는 북유럽 국가들 대부분이 상속세가 없다”고 주장했다. 상속세 폐지에 따른 부의 대물림과 세수 부족 문제에 대해선 “상속세의 세수는 전체 세수의 1% 남짓한 수준”이라며 “소득세, 법인세, 재산세 등 기본 세제를 재설계하면 공정과세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최 전 원장이 사례로 든) 캐나다, 스웨덴에도 상속세에 해당하는게 있지만 이름만 자본이득세로 우리와 다를 뿐”이라며 “우리는 상속시점에 자녀에게 과세하지만 이들 나라는 자녀들이 상속재산을 처분할때 과세한다는 차이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정치 안하셔도 되니 차라리 캠프를 도로 만드시라”며 “대형사고 치실 것 같아 가슴이 조마조마하다”고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의 ‘우클릭’ 행보를 두고 우창록, 김선동 공동총괄본부장 등 기존 캠프 참모진들도 강하게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형 캠프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영우 전 의원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좌도 우도 생각지 마시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행보에 치중하시라고 마지막 조언을 드렸다”며 “지난 일요일 상속세 폐지관련 기자담회를 하신다 해서 제가 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의 지지율 하락으로 캠프가 동요하며 “와해” 얘기까지 나오던 가운데 ‘상속세 폐지’가 캠프 해체의 불씨가 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 전 원장 측근 관계자는 “(상속세 폐지는) 캠프 외곽에서 최 전 원장을 돕고 있는 지지자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 사실”이라며 “최 전 원장이 대선 완주를 목표로 나름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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