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란’ ‘주 120시간’ 윤석열 발언…민주당 “국민 앞에 사과하라”

고성호 기자 입력 2021-07-21 11:23수정 2021-07-2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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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대구 중구 대구동산병원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 백신 보관창고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여권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지난달 정치 입문 이후 ‘처가 리스크’ 관련 의혹으로 곤혹을 치른 윤 전 총장이 이번에는 정치 철학 등과 관련해 검증을 받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주120시간 근무’ 발언을 놓고 연일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 52시간 제도 시행에 예외조항을 둬서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하더라.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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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이 스타트업 청년의 말을 인용해 언급한 것으로 주 120시간 근무는 주 5일 기준으로 24시간 근무를 해야 하고, 주 7일 기준으로 매일 17시간가량을 일해야 하는 수준이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영국 산업혁명 시기 노동시간이 주 90시간,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주 98시간 노동”이라며 “비뚤어진 노동 관점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도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는 20일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120시간 일해야 한다 했다고 왜곡, 조작해서 유포하고 있다”며 “(발언 취지는) 근무 시간을 기업이나 근로자 업무 특성에 따라 노사 합의에 의해 유연하게 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 이어지자 윤 전 총장은 다시 입장문을 통해 “규모‧업종‧지역을 따지지 않고 국가가 획일적으로 강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노사 간 합의하에 근로자가 실질적 선택권, 일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 보완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며 “여당 정치인들은 현장의 목소리, 청년들의 고충에 귀 기울여 정책을 보완할 생각은 하지 않고, 말의 취지는 외면한 채 꼬투리만 잡고 있다”고 역공에 나섰다.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대구 경제 살리기 간담회를 위해 대구 중구 서문시장 상가연합회를 방문해 상인회 관계자들과 인사하며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언급한 ‘민란’ 발언도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전 총장은 20일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지난해 대구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과 관련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초기에 확산된 곳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다면 질서 있는 처치가 잘 안 되고 민란부터 일어났을 거’라고 얘기할 정도로”라고 말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의 발언은 다른 사람의 얘기를 간접적으로 인용하는 방식이었지만 다른 지역을 깎아내린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아울러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대구 코로나 확산 저지를 위한 의료진과 시민들의 노력을 지원해주기는커녕 (중국) 우한 봉쇄처럼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철없는 미친 소리까지 나오는 와중에 대구 시민들의 자존심과 상실감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그야말로 억까(억지로 까기) 정치의 대표”라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구에 지역감정을 갖게 하는 말을 하는 것은 대통령 예비 후보 격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 전 총장은 “대구가 그만큼 인내심을 갖고 질서 있게, 차분하게 위기를 극복해나갔다고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민주당은 21일 윤 전 총장의 사과를 촉구하며 나섰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주 120시간도 근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 온 국민이 아연실색을 했다. ‘무리수 정치‘의 바닥을 보이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이 알량한 지역주의 언어로 오염시킬 수 있는 국민이 아니다.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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