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美대사관, 53년 만에 광화문 떠나 용산으로

황재성기자 입력 2021-06-24 12:14수정 2021-06-2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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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에서 50년 넘게 자리하고 있던 주한 미국대사관이 마침내 이사를 하게 됐다. 서울시가 23일 주한미대사관을 서울 용산구 용산미군기지 자리로 이전하는 계획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 옛 의정부터 등을 복원하고, 용산을 거쳐 한강까지 연결하는 ‘국가상징거리’를 조성하는 등 광화문광장 일대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도 올해 1월 공공재개발 사업의 첫 시범사업 후보지로 광화문역 주변을 선정해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이에 따라 광화문 일대가 업무·행정시설 밀집지역에서 주거·역사문화·휴식시설까지 갖춘 복합시설 공간으로 완전히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 주한미국대사관, 53년 만에 광화문광장 떠나기로 확정
서울시는 “23일 11차 도시·건축 공동위원회를 열고, 용산구 용산동 1가 일대에 광화문에 있던 주한미국대사관을 이전하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 구역 및 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전지역은 과거 용산미군기지가 있던 용산공원 내 북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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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정으로 용산공원 북측 용지는 녹지지역에서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뀌고, 용적률 200% 이하, 높이 55m 이사, 최고 12층 높이의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또 주한미국대사관은 1968년부터 50년 넘게 사용해온 현재의 광화문 청사를 떠날 수 있게 됐다.

이주가능 시점은 건축허가 등 후속절차 등을 거쳐 착공하기 2년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최소 3, 4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사관 건물은 일반 건축물과는 다른 수준의 보안 및 안전시설이 설치돼야 한다”며 “공사기간이 1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지구단위계획 결정으로 40여 년 간 추진해온 주한미국대사관 청사 이전의 밑그림이 마련됐다”며 “청사가 이전되면 외교부 소유인 해당부지를 활용해 광화문 과장의 구조적 개선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광장 리모델링에 세종문화회관 재건축 추진도
새 광화문광장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이에 앞선 23일 ‘광화문과장 보안·발전계획’을 공개했다. 계획에 따르면 2023년까지 월대(月臺·궁궐 등 중요한 건물 앞에 설치하는 높이 1m 정도의 넓은 기단)와 해치상, 의정부터 등이 복원되거나 새로 조성된다. 또 확대 조성되는 광화문광장에는 한글을 소개하는 테마공원과 조선시대~일제강점기~근현대사를 보여주는 ‘시간의 물길’ 등이 설치된다.

광화문광장 주변 시설물을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세종문화회관과 리모델링공사를 추진할 KT빌딩의 지하층을 광장과 연계하고, 광화문~서울역~용산~한강을 잇는 7km 길이의 ‘국가상징거리’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는 또 세종문화회관을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나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처럼 서울을 상징하는 명소로 바꾸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서울비전 2030위원회’가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관련 구상이 담긴 서울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공공재개발 아파트도 들어선다
도심에선 보기 힘든 일반 아파트도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1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6번 출구 앞에 위치한 신문로2-12 구역을 공공재개발사업의 첫 시범사업지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토부가 지난해 5월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방안’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다.

공공재개발은 LH나 SH 등 공공기관이 사업에 참여하는 재개발 사업 방식이다. 용적률을 법적 한도의 120%까지 부여하는 등 도시규제를 완화해주고,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제외해주는 등 사업성을 개선해준다. 대신 증가한 용적률의 20~50%는 공공임대나 수익공유형 전세 등으로 기부 채납해야 한다.

국토부는 올해 말까지 주민설명회, 정비계획 수립 등을 거쳐 공공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한 뒤 242채 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 수도권광역철도(GTX) 광화문역 신설은 미지수
광화문 일대 교통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던 GTX-A 노선의 광화문역 신설은 일단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4월 열린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공청회에서 광역교통 기본계획(2021~2040) 및 광역교통 시행계획(2021~2025)을 공개하면서 광화문역 신설 방안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올해 2월 국토부에 GTX-A 노선에 광화문역 신설을 건의했다. GTX-A노선의 광화문(시청)역이 신설되면 지하철 1·2·5호선이 연결돼 강남북과 삼성역 등을 연계한 유기적 환승 체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했다.

문제는 역 신설에 필요한 공사비다. 역을 신축하려면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서울시 등 요구자가 추가 역 신설에 필요한 사업비 100%를 부담해야 한다. 사업비는 대략 2000억 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가 GTX와 관련한 역 신설 방안을 건의했지만, 이를 논의하기 위한 구체적인 재원분담계획과 사업계획이 나와야 하는데 현재까지 그런 게 없어서 검토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 사업비 2조9017억 원(민간투자비 1조4149억 원 포함)을 투입해 건설하는 GTX-A노선은 파주 운정~킨텍스~서울역~삼성~수서~성남~동탄까지 79.9㎞ 구간을 연결하는 철도다. 2019년 하반기에 파주, 일산, 삼성 간 46㎞ 구간은 착공한 상태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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