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소환한 이재명 “원칙 있는 패배, 결국 이기는 길”

뉴시스 입력 2021-06-22 10:51수정 2021-06-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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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연기 압박에 "국민 신뢰 훼손…당 위해 원칙 지켜"
입장선회 공격엔 "특별당규 제정 전 얘기…왜곡 말라"
한겨레 인터뷰…"11월 경선해도 국민 생각 안 바뀔 것"
이재명 경기지사는 22일 친문과 비(非)이재명계의 대선경선 연기 압박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도 ‘원칙 없는 승리보다 차라리 원칙 있는 패배를 선택하는 게 결국 이기는 길’이라고 말했다”고 응수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열린 ‘개식용 반려동물 매매 관련 제도개선 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집단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신뢰에서 나오고, 신뢰는 약속과 규칙을 지키는 데서 생겨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자 ‘한겨레’ 인터뷰에서도 “개인적 유불리를 따지면 그냥 경선을 미루자고 하는 게 훨씬 나을 수도 있지만 당에 대한 신뢰는 그 이상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경선연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기자들에게 “갈등 국면에서 통 크게 받아주면 ‘대범하다, 포용력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개인적으로 그게 유익하다는 점을 모를만큼 내가 하수는 아니다.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우리 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훼손되고 결국은 소탐대실의 결과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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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가 사실 전술적으로는 손실일 수 있지만 당을 위해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19대 대선경선 당시 룰 변경을 주장했던 데서 입장을 선회한 게 아니냐는 연기파의 공격에 대해선 “전에는 경선 시기를 당이 임의로 정하거나 후보간 합의로 정해 그런 주장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간에 다툼과 당내 갈등이 자꾸 발생하니 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작년 8월 각 예상 (대선) 후보들의 의견을 다 수렴해서 특별당규를 만들어 더이상 경선시기를 갖고는 논쟁하지 말자고 한 것”이라며 전임 이해찬 지도부의 ‘대선 180일 전 후보 확정’ 당규 제정 배경을 상기시켰다.

이 지사는 “이런 원칙을 정한 특별당규가 생기기 전 얘기를 갖고 특별당규가 생긴 후 원칙을 지키자고 얘기한 것을 비판하는 것은 왜곡에 해당이 된다”며 “그런 건 좀 자중해줘야 하지 않냐는 게 내 생각”이라며 에둘러 불쾌감을 표했다.

경선연기 공방이 계파갈등으로 비화하는 것과 관련해선 “나는 계파가 없는데요”라며 “최근 이재명계라고 얘기를 해서 당황스럽긴 하다. 입장을 같이해도 어떻게 (의원들이) 이재명계가 되겠느냐. 내가 원래 정성호계”라고 했다.

경선연기를 고리로 경쟁주자간 반(反)이재명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는 정가의 해석에 대해서도 “주제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걸 편으로 무슨 계, 심지어 반(反) 또는 비(非) 이재명계라고 하는 표현은 안 듣고 싶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국회의원들은 다 독립된 헌법기관인데 상황마다 각각 고유의 입장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걸 이쪽 계니까 내 신념과 국민 여론과 관계없이 한쪽 편을 들겠다고 하는 건 구태정치”라고 꼬집었다.

경선연기 안건이 당무위원회에서 결정될 경우 대응 방향에 대해선 “바둑에서야 가능한 모든 수를 대비해 머리를 써야겠지만 현실이란 정말 복잡다단하다”며 “현상이 벌어지면 그 때 판단하고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앞서 이 지사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내가 경선 연기를 수용하면 포용력 있고 대범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실제로 그게 더 유리하다”며 “하지만 당은 어떻게 되겠냐”면서 경선연기 불가 쐐기를 박았다.

그는 “경선을 미루면 판도가 흔들려서 내게 불리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9월에 하는 것과 11월에 하는 것에 국민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의 다른 대선주자들 주장대로 대선 180일 전 경선을 치르도록 한 현행 당헌·당규를 따르지 않더라도 여권 내 지지율 1위라는 위치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원칙의 문제 때문에 경선 연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다.

이 지사는 “개인 간에도 약속을 안 지키면 이행을 강제당하고 위반하면 제재를 당한다”며 “그런데 정치는 국가의 운명과 개인의 삶을 통째로 약속해 놓고 어겨도 제재가 없어서 어기는 게 일상이 됐다”고 경선 연기 찬성파를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해야 할 일이 2개라고 본다”며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만든 일과 올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한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두 가지 일이 벌어졌는데 다시 세 번째로 원칙과 약속을 어기는 일은 해서는 안 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치 인생을 통해 원칙을 증명한 분이다. 우리는 그것을 존중한다고 하지 않느냐. 그러면 그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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