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유럽 3개국 순방 첫 일정으로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2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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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스크’에 악수 대신 팔꿈치 인사
수소 활용 등 저탄소 기술 협력 강화
아스트라제네카 파스칼 소리오 CEO와도 면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차 영국 콘월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12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지며 6박8일간 유럽 3개국 순방의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G7 정상회의 참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첫 다자회의 참석이다. 미국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1년 반 가량 중단됐던 문 대통령의 외교전이 재개됐다는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과 모리슨 호주 총리는 12일 오전 10시부터 47분간 콘월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저탄소 기술 등 경제협력 외연 확대와 지역 및 다자무대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과 호주 모두 G7 회원국이 아니지만 이번 정상회의에 나란히 초청됐고 이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가진 것. 두 정상은 이날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악수 대신 팔꿈치를 부딪히는 것으로 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모리슨 총리는 인사말에서 “한국과 호주는 코로나에 매우 성공적으로 대응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서 높게 평가한다”며 “코로나 이전보다 오히려 경제가 더 강해졌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문 대통령도 “호주는 최근 마티아스 콜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배출하며 국제사회에서 아태지역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 또한 총리의 리더십 하에 코로나 위기 극복에 모범이 되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양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에 함께 기여하고, 저탄소 기술과 수소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수소 생산 및 활용 등 저탄소기술 관련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은 수소 및 연료전지 선도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소 생산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가운데 호주도 풍부한 재생에너지원을 통해 글로벌 수소 생산공장 지위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두 정상은 올해 한·호주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 격상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가기로 했다. 아울러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호주, 중국, 일본, 뉴질랜드 등이 지난해 11월 서명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발효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호주의 변함없는 지지와 협조를 요청했고 모리슨 총리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호주 총리 정상회담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파스칼 소리오 글로벌 CEO를 만나 코로나19 백신의 안정적 생산 및 공급과 바이오헬스 영역에서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지난 2월 한국에서 처음 접종된 코로나19 백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상반기 1400만 명 접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안정적으로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공급에 애써준 그간의 노력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한국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 중인 백신으로 올해 2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고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모두 이 백신을 맞았다.

이에 대해 소리오 글로벌 CEO는 “한국에서 만든 코로나19 백신을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전 세계 75개국에 신속하고 공정하게 공급함으로써 전 세계에 공평한 백신 접근성을 제공한다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약속을 실현할 수 있었으며, 이 같은 협력 모델을 지원해준 한국 정부에 감사를 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G7 확대회의와 한-EU 정상회담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한일 및 한미일 정상회담이 13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G7 정상회의 기간 중 약식회담(풀어사이드 미팅·pull-aside meeting) 형식으로 열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콘월(영국)=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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