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애초부터 윤석열에 큰 기대 안해… 입당? 하든 말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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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내세우는 ‘공정’, 시대정신 아냐”
4월 회동 취소통보 받은 뒤 냉랭
윤석열측 “김종인 등 원로들 다 만날것”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동아일보DB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동아일보DB
야권 대선 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냈던 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애초부터 윤 전 총장에 대해 큰 기대를 했던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 행보가 자신의 뜻과 다르게 전개되자 이에 실망해 사실상 지지를 철회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강조하고 있는 ‘공정’이라는 가치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통상적으로 어느 사회에서나 적용되는 가치일 뿐이지 시대정신으로 꺼내 들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라고 평가 절하했다. 향후 윤 전 총장과 만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이미 시간도 많이 흘렀고,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서도 “입당을 하든 말든 별로 관심 없고 본인이 선택하면 되는 문제”라고 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해 “별의 순간이 왔다”고까지 했던 김 전 위원장의 생각이 변한 시점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의 측근들은 “4월 재·보궐선거 직후 두 사람 간의 회동이 무산된 후”라고 입을 모았다. 김 전 위원장은 애초 4월 재·보선 이후 금태섭 전 의원과 만난 다음 날인 4월 17일 윤 전 총장과 만나기로 돼 있었지만 제3자를 통해 회동 취소를 통보받았다고 한다.

곧이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에 무게를 두고 야당 정치인들을 만나기 시작하자 김 전 위원장은 “기생하는 게 아니냐”고 주변에 말하며 날을 세웠다. 동시에 윤 전 총장 측에서도 “김 전 위원장이 노골적으로 킹 메이커로 나선 뒤 인사권 등을 휘두르려는 게 아니겠느냐”는 주장이 나오며 양측 사이에 난기류가 형성됐다.

김 전 위원장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례를 언급하며 제3지대에서 중도 지지층을 먼저 흡수해야 한다는 구상을 밝힌 것을 놓고도 윤 전 총장 측에서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의 최근 발언은 입당 문제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대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정치를 먼저 보여주라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전 위원장의 윤 전 총장을 향한 냉기류가 이어지자 ‘윤석열 영입론’을 강조해온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소중한 우리 대선 주자들을 평가 절하하지 말라”며 “더 이상 전당대회에 개입하지 말라”고 썼다.

김 전 위원장의 비판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친구로서 윤 전 총장의 최근 의중을 접한 이철우 연세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은 김 전 위원장뿐 아니라 정계 원로들을 다 찾아뵙고 인사드릴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강경석 coolup@donga.com·전주영 기자
#김종인#윤석열#입당#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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