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BBC 협력 카드’ 들고 美로… SK 배터리 공장서 경제동맹 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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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3박5일 방미]韓-美 ‘BBC-백신 공조’ 첫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19일 방미 길에 오르는 문재인 대통령은 3박 5일 동안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한 바이오(Bio)·배터리(Battery)·반도체(Chip) 등 ‘BBC’ 산업의 대미 대규모 투자를 앞세워 한국의 백신 허브국화를 위한 한미 백신 협력 및 북-미 비핵화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집중 제기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임기 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번 방미 일정은 이를 통해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마련해 임기 말 국정운영 동력을 유지하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1월 취임 후 해외 정상과 백악관에서 대면 회담을 하는 건 지난달 16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이후 두 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미국 주도 글로벌 공급망 참여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중국 견제 등을 위해 한국이 동맹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요청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문 대통령, 미국 백신 기업 만남 추진 검토”
이번 회담은 공식방문과 실무방문의 중간인 공식실무방문 형태로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수행 인원과 의전을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오후(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은 미일 정상회담의 선례로 볼 때 양 정상 간 단독 회담을 비롯해 확대 회담 등의 순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에서는 북핵 해법 등 대북정책을 비롯해 백신, 반도체·배터리 협력,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협력 등의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은 당장 급한 현안인 백신과 반도체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미국 제약회사의 백신을 한국에서 위탁생산하거나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한미 간 ‘백신 파트너십’을 통한 공조를 강화해 한국을 백신 허브국으로 도약시킨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 현지) 백신 기업들이 한국 기업에 투자 등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협의 자리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걸 검토 중”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백신 협력을 요청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반도체·배터리·바이오 투자를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번 방미에 동행하는 삼성 SK LG그룹의 백신·반도체·배터리 부문 경영진이 참여하는 비즈니스라운드를 현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이 22일 애틀랜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기업인들을 격려하는 것도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 6·25전쟁 전사자 추모벽 착공식 참석
문 대통령은 20일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 간담회를 진행한다. 정상회담 직전인 21일 오전에는 백악관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만난다. 정상회담 뒤에는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에 새로 건립되는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해 한미동맹의 의미를 되새긴다.

한편 이번 방미에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동행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여파로 교민 행사를 가질 수 없게 된 데다 방역 지침에 따라 정상 내외가 참석하는 만찬 행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박효목 tree624@donga.com·황형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bbc 협력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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