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내부 “송영길 발언, 정제 덜되고 다소 과격” 당혹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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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與지도부 간담회]
靑과 사전조율 하지 않은 메시지
“표심 고려한 당입장 이해가지만…”
여권 “당청, 덕담속 미묘한 신경전”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송영길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송영길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메시지가 다소 정제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14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의 첫 간담회가 끝난 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송영길 대표의 간담회 발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간담회에서 부동산 재산세, 소형모듈원자력발전소(SMR), 검찰개혁 속도 조절 등 정부 정책 기조와 온도차가 있는 주장들을 잇따라 내놓아 임기 말 당이 주도하는 당청관계를 예고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송 대표의 발언에 청와대는 “당이 논의할 일”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러운 기류가 역력했다. 이날 송 대표가 일일이 열거한 청와대에 대한 요구사항 등 메시지는 청와대와 사전 조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신임 지도부 간 첫 간담회인 만큼 송 대표가 작심하고 발언한 것 같다”며 “당 대표로서 할 수 있는 얘기지만, 대통령과의 간담회 메시지치고 다소 과격했던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SMR 개발 부분은 송 대표의 생각을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에서도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고 들었다.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얘기하기에는 설익은 느낌이 있다”고 했다.

청와대 일각에선 송 대표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서울 직결이 빠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노선에 대한 재검토, 대구∼광주 달빛철도 설치 필요성 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유권자의 표심을 고려해야 하는 당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면서도 “비공개 자리에서 말해도 됐던 사안”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서로 주고받는 덕담 속에서도 당청 간 미묘한 신경전이 보였던 간담회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靑내부#송영길 발언#다소 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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