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총장, 외출막힌 장교에 “애인은 딴 사람 만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4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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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이 통제된 채 훈련을 받고 있던 신임 장교들에게 “여러분이 훈련 받는 동안 (이성친구들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것”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남 총장은 지난달 21일 전남 장성 육군 상무대에서 포병 장교 교육생의 야외훈련을 참관한 뒤 10여분 간 훈시에서 “3월부터 외출, 외박을 못 나간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수료하고 6월에 자대 가기 전에 잠깐이라도 휴가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 총장은 훈시 말미에 “여자친구, 남자친구 있는 소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여러분들 여기서 못 나가고 있을 때 여러분들 여자친구, 남자친구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자리엔 초급 간부 지휘참모과정의 일환으로 상무대 예하 포병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던 초임 장교 200여 명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두 달 가까이 외출과 외박을 나가지 못했다.

군 안팎에선 남 총장의 의도가 농담이었다곤 하지만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발언이었고, 육군 수장의 발언으로는 지나치게 가벼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군 당국의 강도 높은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장기간 고통을 견디고 있는 젊은 군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논란이 일자 남 총장은 4일 사과문을 내고 “신임 장교들의 경직된 마음을 다독이며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친구를 예로 든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 언급됐다”며 “현장에서 교육받고 있는 신임장교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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