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이 검문소 피하고 6시간 수영?…軍 설명에도 미스터리

뉴스1 입력 2021-02-23 17:11수정 2021-02-2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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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지난 16일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북한 남성의 이른바 ‘수영 귀순’ 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가시지 않는 의문점들이 있다.

합동참모본부 등 군 당국은 일단 이 북한 남성 A씨의 증언을 토대로 그가 ‘귀순 의사를 가진 민간인’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그의 월남 경위를 살펴보면 미심쩍은 부분들이 계속 눈에 띄기 때문이다.

23일 합참에 따르면 A씨는 사건 발생 당일인 지난 16일 오전 7시27분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제진 검문소 동북쪽 약 100m 지점에서 수색작전을 벌이던 우리 군에 신병이 확보됐다. A씨는 이후 우리 측에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A씨의 동선을 보면 그 전에도 우리 측에 귀순 의사를 밝혀올 시간과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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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제진 검문소의 폐쇄회로(CC)TV 영상감시병이 A씨를 식별한 건 사건 당일 오전 4시16분쯤이었다. 당시 A씨는 검문소 북쪽 약 330m 지점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 중이었다.

A씨는 앞서 검문소로부터 약 500m 거리에 있는 민간 설치 CCTV 카메라에도 촬영됐다. 즉 A씨가 직접 군 검문소를 찾아 귀순 의사를 밝히는 게 가능한 상황이었단 얘기다.

그러나 검문소 병력이 자체적으로 A씨를 찾기 위해 현장으로 이동했을 땐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답변에서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A씨가) 군 초소에 들어가 귀순하면 북으로 다시 돌려보낼 거라고 생각해 민가로 가려고 했다고 한다”며 “(초소) 군인들은 무장하고 있어 총에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도 “일반적으로 북한 사람들은 (남으로) 넘어오면 사살 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야간에 왔기 때문에 (우리 군에) 사살 당할까봐 피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A씨는 제진 검문소 CCTV 카메라 식별 후 3시간여가 지난 오전 7시27분쯤 검문소 동북쪽 약 100m 지점에서 우리 군에 검거됐다. 검거 당시 A씨는 땅바닥에 누운 채 눈을 감고 있었고 하반신은 낙엽으로 덮고 있었다고 한다.

A씨가 ‘6시간 동안 바다를 헤엄쳐 내려왔다’는 진술 역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시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다.

우리 군 당국은 당초 A씨가 ‘겨울바다를 헤엄쳐 월남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었으나, 상륙 지점으로 추정되는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 바위틈에서 그가 착용했던 일체형 잠수복과 오리발 등이 발견된 데다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이 부분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A씨의 신원을 ‘민간인’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어업 관련 부업을 해서 물에 익숙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또 A씨가 착용한 잠수복은 “얼굴 부분만 개방된 일체형이었다”며 “그 안에 패딩형 점퍼와 두꺼운 양말을 착용해 체온·부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다만 군 관계자는 A씨가 “(잠수용) 수경과 호흡기도 착용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를 발견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합참의 현장조사 결과를 보면 사건이 발생한 15~16일 A씨가 월남한 해역의 수온은 섭씨 6~8도였고, 해류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0.2노트(시속 370m)의 속도로 흐르고 있었다.

일각에선 A씨가 ‘20대 초반’으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군인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합참 관계자는 “북한에 있는 (A씨) 가족들의 신변안전이 우려된다” 등의 이유로 A씨의 연령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이외에도 A씨가 해안 상륙 과정에서 차단막이 망가진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를 이용할 수 있었던 점, 그리고 해당 배수로는 현지를 관리하는 우리 군부대도 위치를 몰랐던 곳인 점 등을 놓고도 이런저런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해당 배수로가 해안철책 안에선 안 보이지만 밖에선 보인다”며 “(A씨) 상륙 추정 지점으로부터 400m 이내 거리에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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