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손실보상제는 미래 피해 대비용… 시행前 피해는 보상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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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해 지원]“소급적용 안된다” 못박아
작년 피해까지 보상땐 재정부담 커… 자영업자들 오해 우려 서둘러 매듭
文대통령 “손실보상-이익공유제 포용적 정책 모델” 첫 동시언급
丁총리 “매출액 아닌 매출이익”… 손실보상 구체적 기준 처음 밝혀

“손실보상-이익공유제, 재난 이겨낼 정책 모델”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주최의 ‘2021 다보스 어젠다 한국 정상 특별연설’에 참석해 “손실보상제와 이익공유제가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더 지혜를 모아야 하지만 (이 두 가지가) 실현된다면 앞으로 신종 감염병 재난을 함께 이겨내는 포용적인 정책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손실보상-이익공유제, 재난 이겨낼 정책 모델”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주최의 ‘2021 다보스 어젠다 한국 정상 특별연설’에 참석해 “손실보상제와 이익공유제가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더 지혜를 모아야 하지만 (이 두 가지가) 실현된다면 앞으로 신종 감염병 재난을 함께 이겨내는 포용적인 정책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당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지원을 위한 손실보상제와 관련해 “소급 적용은 없다”고 뜻을 모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명령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이 피해를 입었지만 과거의 피해까지 보상하기에는 재정 부담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당정은 손실보상제 입법을 통해 앞으로 닥칠지 모를 또 한 번의 팬데믹(대유행) 상황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 민주당도 “손실보상, 소급 적용 안 돼”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의원총회를 열고 손실보상제에 대해 “소급 적용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민병덕 의원을 비롯해 손실보상제 관련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한 소급 적용은 당연하다”고 주장해 왔지만 당 지도부가 나서 아예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이는 계속해서 소급 적용 불가론을 펼쳐 온 국무총리실과 궤를 맞춘다는 의미도 있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화상으로 진행된 이날 의총에서 “(손실보상제의) 소급 적용 논란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손실보상제는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전염병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성준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또 “소급 적용 논란은 여기서 마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손실보상제의 중심에 서 있는 정세균 총리 역시 여당 지도부에 전화해 “일부 여당 의원의 발언은 잘못된 오해를 살 수 있으니 바로잡아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이르면 3월 손실보상금 지급’ 등의 주장이 나오면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조만간 정부에서 지원해 줄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를 가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손실보상제는 앞으로 일어날 새로운 팬데믹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입법화된다 해도 집행은 추후 또 한 번의 방역 행정 명령이 내려진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손실보상제는 과거의 피해를 보전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생길 수 있는 피해에 대한 대비책이라는 뜻이다.

그 대신 민주당은 이날 4차 재난지원금 카드를 본격적으로 제시했다. 손실보상제에 대한 소급 적용이 불발된 상황에서 당장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줄 지원책이 없기 때문에 4차 재난지원금을 조기에 성사시켜 피해 지원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 文 “손실보상제-이익공유제, 포용적 정책 모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세계경제포럼이 주최한 ‘2021 다보스 어젠다 한국정상 특별연설’ 화상회의에서 손실보상제, 이익공유제를 언급한 뒤 “(두 제도가) 실현된다면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재난을 함께 이겨내는 포용적인 정책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손실보상제와 이익공유제를 동시에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정부가 ‘K방역’을 앞세운 것처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양극화 등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우리만의 제도를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문 대통령은 정부는 손실보상제를,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이익공유제를 책임져 달라는 뜻도 함께 밝혔다. 여권 관계자는 “정 총리와 민주당 이낙연 대표에게 각자 처한 위치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동시에 당부한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를 동시에 언급한 건 두 사람이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연일 손실보상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 총리는 이날 그 구체적 기준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를 가진 정 총리는 손실보상제에 대해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매출액에 대한 건 아니다. 보상 대상은 매출 이익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방역 명령으로 영업을 하지 못한 소상공인에게 정부가 보상을 하겠지만, 그 기준은 전체 매출액이 아닌 매출 이익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정 총리가 이날 손실보상제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언급하면서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와 과세를 책임지고 있는 국세청 등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매출 이익 기초 자료 파악 등에 착수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코로나#손실보상제#손실보상#이익공유#재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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