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하려는 文정부, 한미훈련 北반발 ‘딜레마’

신규진 기자 입력 2021-01-14 03:00수정 2021-0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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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위해 훈련 강화 필요한데 北 중단요구에 규모축소 타진 검토
미군측과 2단계 검증 갈등 소지
문재인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물 건너갔던 임기(2022년 5월) 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의 새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남북 대화의 재개 조건으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내걸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전작권 전환을 위해서는 한국군의 독자 운용 능력을 검증할 한미 연합훈련을 진행해야 하지만 이 경우 북한이 거세게 반발할 수 있어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군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올해 한미 연합훈련에서 미래연합사령부 운용 능력에 대한 2단계(FOC·완전운용능력), 3단계(FMC·완전임무수행능력) 검증평가를 마친다는 내부 목표를 세우고 미국과 협의에 나설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권 전환 이후 들어설 미래연합사령부 운용 능력에 대한 3단계 검증까지 마쳐야 전작권 전환의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하게 된다.

한미 군 당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상·하반기 한미 연합훈련이 연기, 축소되면서 예정된 FOC 검증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게다가 미국은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코로나19 여파와 한국군의 준비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올해에도 FOC 검증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위원장이 9일 공개된 당 대회 사업총화(결산) 보고를 통해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우리의 거듭된 경고를 (남측이) 계속 외면했다”며 연합훈련 중단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서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 미 행정부 교체로 전작권 전환 논의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기대한 정부 입장에선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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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올해 3월 예정된 상반기 연합훈련과 관련된 협의를 진행 중인 한미 군 당국이 훈련의 세부 내용을 두고 이견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 군은 북한의 반발과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지휘소연습(CPX)으로 축소된 훈련 규모를 유지하되 FOC 검증을 동시에 진행하자는 방안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군이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핵능력 증강을 천명한 북한 등 한반도 안보 상황을 고려해 전작권 전환 검증이 아닌 대북 연합방위태세 점검에 주력하자고 할 가능성이 높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전작권 조기환수#주한미군#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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