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文대통령 신년사 ‘역시나 경제 자화자찬’

김광현 기자 입력 2021-01-11 16:13수정 2021-01-1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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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본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2021.1.11./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를 유독 많이 언급했다. ‘경제’라는 키워드가 언급된 횟수는 29회로 지난해 17회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았다.

이밖에도 고용(11회) 뉴딜(10회) 민생(6회) 일자리(6회) 선도(6회) 등 경제와 직접 관련된 용어까지 합치면 코로나(16회) 남북(7회) 평화(6회) 등 어떤 다른 분야보다 많은 시간과 분량을 차지했다.

주택문제와 관련 “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매우 큰 주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사과했을 뿐 경제관련 언급된 내용들의 전반적은 흐름은 취임이후 2018년, 2019년, 2020년 세 차례 신년사와 마찬가지로 ‘자화자찬’ 일색이었다.

문 대통령은 수출도 성장률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 경제는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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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내놓은 낙관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매년 낙관론을 내놓았고 그 다음해 성과에 대해 스스로 후한 점수를 매기곤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올해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동문서답이었다. 세상과 민심, 정세변화에 눈 감고 귀 닫은 신년 회견”이라고 논평했다.

2018년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은 “8년만의 대타협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16.4%로 결정했다”며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결과는 기대와 정반대였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이후 소상공인 특히 자영업자들의 격렬한 반대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정부와 여권에서 조차 현실을 무시한 채 의욕만 내세워 부작용만 양산한 나쁜 정책의 대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문대통령은 또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며 신년사에서 “대통령이 되어 가장 먼저 한 일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 다음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기대만큼 늘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체감하는 고용은 여전히 좋지 않다”며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고 밝혔다.

2018년 취업자 증가수는 9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21만9000명 줄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취업자 증가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해인 2015년의 31만7000명 감소 다음이다.

2019년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은 사상 최로로 6000억 불을 달성하고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열었다고 밝혔다. 제조업 혁신을 위해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4차산업혁명시대를 이끌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경제발전도 일자리도 결국은 기업의 투자에서 나온다”며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느끼는 것은 정반대다. 박용만 대한상의 2019년 한 해 동안 스무 번 가까이 국회를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에게도 틈만 나면 규제 혁신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벽에 부딪혔다. 이제는 정부에서 조차도 규제혁신이란 용어가 사라진 지 오래다.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인 2020년 1월 대통령의 신년사도 경제분야에 대한 성과를 자랑했다. 이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어 청년들은 취업난을 호소하고, 일자리 부족에 따른 가계소득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효과에 스스로 후한 점수를 매겼다.

문 대통령은 “신규 취업자수가 28만명 증가해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했다”며 동시에 “포용정책의 성과로 지니계수, 5분위 배울, 상대적 빈곤율 등 3대 분배지표가 모두 개선됐다”고 밝혔다.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서도 기업에 대한 압박은 ‘공정’이란 이름으로 상법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려던 제도적 변화가 그대로 진행됐다.

해고자 노조가입 허용, 전임 노조간부에 대한 임금지급 허용 등 기업이 반대하고 노조가 요구하는 쟁점사안들은 거의 모두 노동계의 요구대로 관철돼 그렇지 않아도 기울어진 노사관계가 더욱 노동계로 기울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11일 청와대 본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문대통령.2021.1.11.청와대사진기자단

2021년 신년사는 이전 신년사와 거의 같은 흐름이다. 과거에 정책과 경제현실에 대한 반성은 거의 없이 자화자찬 일색이다. “지난해 OECD 국가중 최고의 성장률로 GDP 규모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전망이며 1인당 국민소득 또한 사상 처음으로 G7 국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대통령의 진단과 일반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민생현실은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부동산 문제와 관련 작년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며 “주택공급의 확대도 차질없이 병행하여 신호부부와 1인가구 등 서민 주거의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올해 신년사에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하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주택수급 문제를 시장의 흐름을 무시한 채 정부가 규제일변도로 나갔기 때문이라는 점에 대한 성찰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온 부동산 시장 대책이 근본적인 방향전환이 아니라 정부 주도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기업 스스로 달성한 자동차 조선업 분야의 성과를 제외하고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정책 효과의 거의 대부분은 예산을 쏟아 부은 결과들이다. 정부는 올해 이른바 한국판 뉴딜을 통해 SOC사업 등을 위해 올해에만 21조3000억원, 2025년까지 68조7000억원을 쏟아 부을 방침이다. 슈퍼팽창예산으로 나라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정건전성에 빨간 불이 켜졌는데도 이에 대한 언급은 한 줄도 없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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