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GOP 철책 넘은 北남성은 20대 후반 기계체조 선수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3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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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선수경력 관계당국에 진술
철책부착 감지센서 ‘회피월책’ 판단
상단 센서 접촉했으나 경보 미작동

3일 비무장지대(DMZ)를 거쳐 군 최전방 경계부대(GOP)를 뚫고 남하한 20대 후반의 북한 남성 A 씨는 과거 기계체조 선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월책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검증을 마친 관계당국은 그가 철책의 상단 감지센서를 건드렸지만 경보가 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A 씨는 관계당국 조사 과정에서 그가 북한에서 기계체조 선수 경력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월책 경위를 두고 A 씨가 3m 가량 높이의 철책을 타넘을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돼왔다. 4일 GOP 철책으로부터 남쪽으로 1.5km 떨어진 지점에서 신병이 확보된 A 씨는 파란색 사복을 입은 채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A 씨에 대한 현장검증을 마친 관계당국은 그가 철책에 부착된 광망을 회피해 철책의 기둥 역할을 하는 와이(Y) 피켓에 올라간 뒤 윤형철조망을 밟고 철책을 뛰어 넘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철책 상단 윤형철조망 부근에 설치된 상단 감지센서를 일부 건드렸지만 경보가 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언론브리핑에서 A 씨가 타넘은 철책의 윤형철조망 상단에 일부 눌린 흔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감지센서가 미작동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업체의 합동실사 등을 포함한 관계당국의 조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그간 관계당국은 3일 오후 7시 25분경 A 씨가 철책을 타넘는 장면을 근무자가 포착했지만 당시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이 장비 오류로 자동저장되지 않아 귀순 경위나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허점을 파악하는데 난항을 겪었다.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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