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反文) 세대와 윤석열 지지층 비교하니, 서로 비슷해 [데이터 View]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 입력 2020-11-21 12:08수정 2020-11-2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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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동아DB]
정치와 선거의 핵심 요소로 민심(여론), 구도, 전략이 거론되곤 한다. 여기서 민심은 다수의 사람이 가진 생각으로 가장 비중이 높다. 구도는 정당이나 인물 사이에 형성되는 우열관계를 뜻하기도 한다. 전략은 홍보, 운동 방식, 기타 등을 포괄한다. 과거 전략은 책략이나 술수에 가까운 의미로 활용되기도 했으나 요즘엔 명분, 원칙, 정도가 중시되는 흐름이다.

이 같은 전통적 요소 이외에 ‘대표성’이라는 개념도 현대 정치와 선거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대표성은 민심과 구도를 함께 담기도 한다. 2017년 대선 무렵 더불어민주당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차기 권력을 대표했다.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의 대표성에는 촛불민심과 ‘문 후보 대 박근혜 전 대통령’ 구도가 스며들어 있었다. 이 때문에 문 후보는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의 도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尹 지지율, 정권교체 바라는 민심도 내포


요즘 윤석열 검찰총장은 반(反)문재인(반문)을 대표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도 반문을 대표하지만, 국민의힘의 반문은 파괴력이 약하다. 이명박(MB),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표 세력으로 여전히 인식되기 때문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광주 5·18 민주화운동 사죄, 10년 보수 정권 사과 움직임으로는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한 윤 총장은 MB,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하기도 했다. 윤 총장 지지율에 반영된 반문에는 과거와 단절은 물론, 정권교체 민심과 ‘윤 총장 대 문 대통령’ 구도가 내포돼 있다. 윤 총장이 범보수 후보 적합도에서 늘 1위에 오르는 이유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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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의 반문 대표성은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11월 17일 윈지코리아컨설팅의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세대의 비중과 윤 총장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놀랍도록 비슷하다. 세부 지표에서도 격차가 크지 않았다(아시아경제 의뢰, 11월 15∼16일 100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9%p, 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윤 총장은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가상대결에서 42.5%를 획득해 문 대통령 비(非)지지 응답층(45.2%)을 거의 흡수했다. 30대 이상에서는 차이가 거의 없었다. 다만 18∼29세에선 윤 총장이 31.2%로 문 대통령 비(非)지지층(46.7%)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그 외 후보, 없음, 모름/무응답 등으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무당층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문 대통령 비지지층에서는 윤 총장 적합도가 76.9%나 됐다. 세부지표에서 이낙연 대표 지지율과 비교해볼 때 윤 총장의 반문 대표성은 상당히 단단하다.

반문 대표성의 한계


윤 총장의 반문 대표성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측면도 있다. 윤 총장은 11월 1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여야 대상 1위로 나타나 온오프 공간을 달군 바 있다. 일부 언론에선 ‘윤석열 현상’으로 조명하기까지 했다. 윤 총장은 24.7%를 획득해 양강체제를 구축해온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한꺼번에 제쳤다(쿠키뉴스 의뢰, 11월 7∼9일 1022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윤 총장의 깜짝 1위는 조사기법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11월 1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 지지율은 11%로 이낙연 대표, 이재명 도지사 각 19%에 이어 3위로 조사됐다. 이틀 사이에 13.7%p 차이가 났다(자체, 11월 10~12일, 1001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한길리서치 여론조사는 조사 대상 여야 ‘인물 보기’를 이낙연 대표, 이재명 도지사, 윤석열 총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무소속 홍준표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6명으로 한정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인물은 아예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민의힘 지지층 62.0%가 윤 총장을 선택했다. 안 대표, 홍 의원 등은 5% 안팎에 그쳤다. 이에 비해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인물 보기 없이 ‘자유 응답’ 방식을 택했다.

응답률도 한국갤럽은 17%였지만 한길리서치는 3.8%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응답률이 낮으면 열성 지지층 의견이 상대적으로 더 반영될 수 있다. 열성일수록 여론조사에 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을 싫어하는 응답자들이 윤 총장을 적극 선택했을 개연성이 있다. 또 유선 비중이 늘어나면 보수 성향, 무선이 늘어나면 진보 성향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한국갤럽의 유선 비중은 15%인 데 비해, 한길리서치는 23%를 활용했다.

윤 총장의 반문 대표성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 우선 국민의힘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반사효과’ 탓이다. 만약 국민의힘이 내년 재보궐선거, 전당대회 등을 거쳐 분위기 쇄신에 성공한다면 윤 총장의 반문 대표성은 반감될 수 있다. 여론조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문 대통령 지지율은 45∼50%, 민주당은 35∼40%를 오간다. 임기 후반 이런 지지율은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어느 정권보다 강력한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반문 대표성의 확장을 제한하는 또 다른 요소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ankangyy@hanmail.net

[이 기사는 주간동아 1266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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