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美의 中겨냥 군사동맹 동참땐 中은 韓 적국 간주” 발언 논란

한기재기자 입력 2020-10-28 17:35수정 2020-10-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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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 특보가 27일(현지 시간) “미국이 한국에 중국을 상대로 하는 일종의 군사동맹에 참여하라고 하면 우리에겐 존재적 딜레마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동맹에 동참해 중국이 보복하면 “미국이 우리를 보호해줄 수 있는가”라는 논리도 펼쳤다. 미 대선을 코 앞에 두고 미중 갈등이 최고조로 격화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에게 외교안보 분야 조언을 하고 있는 여권의 대표적 인사가 가상의 시나리오로 한미동맹을 평가절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특보는 이날 동아시아재단과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이 공동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 참석해 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와 중거리미사일 한반도 배치를 용인하고 남중국해 군사 훈련에 참여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중국은 우리를 적으로 간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특보는 “미국은 동맹이고, 중국은 전략적 협력 파트너라 우선순위가 미국에 있지만 이 과정에서 우려가 생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한국을 적으로 간주하면) 한국을 상대로 둥펑(東風) 탄도 미사일을 겨냥하고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및 서해에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미국은 우리를 보호하려 하고, 보호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중국이 러시아, 북한을 포함한 ‘북부 3자 동맹 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군대, 무기 등 지원을 재개할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협력체)’를 ‘쿼드 플러스’로 확대하려 하면서 한국의 동참을 요구하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특보가 이런 움직임이 중국의 막대한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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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외교가에선 정부가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워 미중 갈등 속 ‘선택의 문제’ 논란을 피하려는 상황에서 문 특보가 ‘중국이 우리를 적으로 간주하고 미국이 우리를 보호하지 못할 수 있다’고 가정한 것 자체가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쿼드 플러스’가 중국을 불쾌하게 만들 전략인 것은 맞다”면서도 “중국의 노골적인 군사적 압박이 뒤따를 거라는 평가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했을 경우만을 상정했을 때 가능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날 문 특보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한중 간의 경제 ‘디커플링’(탈동조화) 우려에 대해서는 “‘디커플링’의 희생자는 결국 중소기업과 중국 관광으로 먹고 사는 계층이 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이 같은 선택을 수용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도 말했다.

한기재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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