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文대통령, 여야대표 청와대 회동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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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21일 전후 만날 가능성
코로나-폭우대응 등 협조 구할듯… “정치쇼 의심” 통합당 시큰둥

문재인 대통령(청와대 제공). 2020.8.11/뉴스1
문재인 대통령(청와대 제공). 2020.8.11/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와 회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 부동산 정책 혼선 등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협치를 당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최재성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지난주 국회를 찾아 이 같은 내용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각각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대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제안을 수락할 경우 이르면 21일 전후 청와대에서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만남이 성사되면 2월 국회 사랑재 회동 이후 약 6개월 만으로 취임 후 일곱 번째다.

문 대통령의 여야 대표 초청은 최근의 민심 이반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11∼13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긍정 평가는 39%로 취임 후 최저치였다. 통합당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정책실을 제외한 일부 참모진 교체 등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며 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 이를 언급하며 이해를 구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은 폭우 피해 대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과 관련해 초당적인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통합당은 지금으로서는 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논의를 해보진 않았다”면서도 “밥을 먹으며 실정 나눠지기 모양새를 갖추려고 하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 대통령의 정치쇼에 들러리 서라는 의미냐”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지지율 하락세 속에서 가급적 ‘로키(low key)’ 행보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당 대표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은 16일 온라인으로 열린 당 대표 비대면 합동연설에서 “문재인 정부가 어렵다. 민주당도 어렵다”며 “지금은 위기”라고 했다. 박주민 후보는 “지지율 하락이라는 신호를 엄중히 받아들여야 진짜 위기가 오는 걸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당 지지율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통합당은 연일 호남권을 공략하며 외연 확장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통합당은 19일 김 비대위원장의 광주 방문을 앞두고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에게 연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김 비대위원장은 광주를 방문해 자유한국당 시절의 5·18 관련 막말을 사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은 당 연수원을 호남에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김준일·윤다빈 기자
#여야대표 회담#청와대#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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