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계속 오르고 전세 치솟는데… 文대통령 “주택시장 안정화”

문병기 기자 , 이새샘 기자 입력 2020-08-11 03:00수정 2020-08-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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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진정 양상” 靑의 낙관론
文 “한국 보유세, OECD 절반 수준”… 獨-스웨덴보다 높고 거래세는 1위
전문가 “집값정책 평가 시기상조”… 부동산 감독기구 실효성도 의문
늘어난 월세 매물 이달 초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대문구 ‘힐스테이트신촌’ 인근 중개업소에 전월세 매물 전단이 붙어 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와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신규 입주 단지의 월세 매물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 투기의 시대를 끝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말했다. 부동산 감독기구를 설치해 부동산 거래를 상시 감시하고 표준임대료와 무제한 계약갱신요구권 등 임차인 보호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7·10대책과 8·4대책에 대한 문 대통령의 평가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 “부동산 안정 효과 본격화” vs “시기상조”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주택 문제가 당면한 최고의 민생과제가 됐다”며 “실수요자는 확실히 보호하고 투기는 반드시 근절시키겠다는 것이 확고부동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7·10대책과 8·4대책을 언급하며 “4대 방향의 정책 패키지를 마련했다. 주택·주거 정책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더 강력한 부동산 대책도 주머니 속에 많다”고 밝혔던 문 대통령이 과세와 대출규제 강화, 공급대책, 임차인 보호 등을 담은 이번 대책들로 부동산 정책을 완성했다고 평가한 것.

이어 문 대통령은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되면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것을 들어 부동산 대책의 ‘집값 안정’ 효과가 앞으로 본격화될 것이라고 자평한 것. 또 문 대통령은 “보유세 부담을 높였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선 아직도 낮은 편”이라며 “우리나라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전주 대비)은 6월 셋째 주 0.22%에서 7월 셋째 주 0.12%로 하락했지만 7월 넷째 주와 8월 첫째 주는 0.13%로 소폭 올랐다. 7월 초보다는 오름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전세시장 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전국 기준 아파트 전세 가격은 0.2% 올랐는데,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보유세 수준이 낮다는 설명도 한쪽만 본 평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수는 0.9%로 캐나다(3.1%)나 프랑스(2.6%)보다는 낮지만 독일(0.4%)이나 스웨덴(0.7%)보다는 높다. 또 한국의 거래세 수입은 GDP 대비 2%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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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감독기구로 투기와의 전쟁 상시화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전담 감독기구 설치 구상도 내놨다. 올해 2월 국토교통부가 주축이 돼 출범한 ‘부동산 시장 불법행위 대응반’을 상설화한 기구를 통해 주택 거래 과정의 편법 증여와 불법 전매, 집값 담합 등 각종 부동산 불법행위를 조사하겠다는 것.

정부 내에선 국토부와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흩어져 있는 부동산 감독 기능을 한데 모은 ‘부동산 감독원’ 설치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통해 고가 주택 거래 시 자금 출처 조사를 강화하고 대출 규제 위반, 탈세 등을 상시 감시하고 처벌할 수 있다는 것.

문 대통령은 또 임차인 보호 조치와 관련해서도 “주요 선진국은 일정한 예외 사유가 없는 경우 무제한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인정하고 있고, 주요 도시들에는 표준임대료나 공정임대료제도를 통해 임대료 상승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시도지사가 매년 표준임대료를 산정하도록 하는 표준임대료 공시제 등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정치권과 언론에도 협조를 당부드린다”며 “국민의 불안감을 키우기보다는 새 제도의 안착과 주거 안정화를 위해 함께 힘써 달라”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동산 전담 감독기구 설치를 두고 실효성은 크지 않으면서 개인 간 거래를 과도하게 제약해 부동산 거래만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특별사법경찰제도가 도입됐지만 몇백 건의 의심 거래를 조사하고도 구속된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부동산 시장 혼란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대책”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이새샘 기자


#부동산#집값#주택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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