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신망 쌓은 분들 발탁”… 문찬석 “감찰 대상자가 승진”

고도예 기자 , 배석준 기자 , 신동진 기자 입력 2020-08-10 03:00수정 2020-08-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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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사배경 설명 나선 추미애
秋 “인사가 만사… 원칙 따랐다, 누구누구 사단이란 말 없어져야”
文지검장 “편향 검사 앞세워 우려… 장관지휘권 발동 사건, 실체 없는듯”
“인사가 만사다. 검찰에서 ‘누구누구의 사단’이란 말은 사라져야 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8일 오전 8시 58분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전날 단행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대해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완전히 고립시켰다”는 비판이 나오자 직접 인사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인사 발표 직후 사표를 낸 문찬석 광주지검장(59·사법연수원 24기)은 추 장관이 페북 글을 올린 직후 검찰 내부망에 “옹졸하고 무능하다”며 추 장관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 秋 “원칙에 따른 인사” 자평

추 장관은 이날 페북을 통해 “원칙에 따른 인사였다. 애초 특정 라인, 특정 사단 같은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자신이 단행한 인사를 합리화했다. 이어 “의외의 인사가 관점이 아니라 묵묵히 전문성을 닦고 상하의 신망을 쌓은 분들이 발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인사의 메시지는 앞으로도 아무런 줄이 없어도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의 검사들에게 희망과 격려를 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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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이번 인사로 특수부 검사들이 검찰 내부의 요직을 독식하는 관행을 없애려 한 것”이라며 “윤 총장이 취임 첫해에 인사를 단행했을 때는 특수부 검사를 제외한 다른 검사들은 완전히 요직에서 배제돼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검사는 “지난해 하반기엔 ‘윤석열 사단’이 중요 자리를 차지했는데 이번엔 ‘추미애 사단’이 요직을 꿰찬 것”이라고 평가했다.

○ 문찬석 “추 장관, 그릇된 용인술” 비판

7일 인사에서 초임 검사장이 발령받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좌천된 문 지검장은 8일 오후 검찰 내부망에 A4용지 4쪽 분량의 장문의 글을 올려 추 장관의 인사안을 비판했다. 문 지검장은 “많은 인재들을 밀쳐두고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내세우는 행태에 대해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했다. 이어 “전국시대 조나라가 인재가 없어서 장평 전투에서 대패하고 40만 대군이 구덩이에 묻힌 것인가”라며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가 무능한 장수를 등용한 그릇된 용인술 때문이었다”고 썼다.

문 지검장은 또 “역사상 최초로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장관의 지휘권이 발동됐는데 사건의 실체가 없는 것 같다. 이 정도면 ‘사법참사’”라며 “감찰이나 수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자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거나 승진하는 인사”라고도 했다. 문 지검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1년 동안 검찰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생각을 정리해 왔다”며 “사직이 계기가 돼 평소 생각을 글로 정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지검장은 이번 인사에서 연임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 “검사라는 호칭으로 불린다고 다 검사는 아니다”라고도 했다.

앞서 문 지검장은 올 2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의 기소에 반대한 이 지검장을 공개석상에서 비판했다. 대검 기조부장 때에는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과 함께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 관여했다.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은 민주화 이후에도 살아 있는 권력으로 행세했다. 한국 검찰은 준(準)정당처럼 움직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작년 하반기 초입 검찰 수뇌부는 4·15총선에서 집권여당의 패배를 예상하면서 검찰 조직이 나아갈 총노선을 재설정했던 것으로 안다. 문재인 대통령 성함을 35회 적어놓은 울산 사건 공소장도 그 산물이다. 집권여당의 총선 패배 후 대통령 탄핵을 위한 밑자락을 깐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검찰청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허무맹랑한 말이고,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신동진 기자
#추미애#검찰#인사배경#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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