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쨌단건가” “싸우러왔나” 추미애·김태흠 설전에 여야 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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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22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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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이 2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설전을 벌였다. 여야 의원들도 고성을 주고받으며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문자로 나선 김태흠 의원은 추 장관을 향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해 의혹과 관련해 “장관은 평소 성범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었다. 당 대표 때도 여러분의 편이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왜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침묵하느냐”고 물었다.

추 장관은 “검찰 단계로 넘어와 제가 보고를 받게 된다면 그때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장관은 아들 문제에 대해서는 더이상 건들지 말라고 세게 말하던데 2차 가해자들한테도 아들 문제처럼 강력히 대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재차 물었다.

아들 이야기에 추 장관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추 장관은 “내 아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 의원이 이 사건의 진의와 제 아들을 관련시키는 질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질의에도 금도가 있다”며 지적했다.

김 의원은 추 장관이 초선 의원이던 당시 법무부 장관의 검찰에 대한 수사 지휘권 폐지법을 발의했다면서 “그랬던 분이 지금은 검찰총장이 내 말을 거역했다, 지시 절반을 잘라먹었다고 검찰총장을 겁박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추 장관은 “그때는 3당이 합의를 통해서 만들어진 정권이었다. 검찰의 수사 독립은 보장되지 않았던 24년 전의 일”이라며 “지금은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 수사의 독립성을 깨고 있는 검찰총장을 문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점을 유념해주시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 뉴스1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 뉴스1
김 의원은 또 최근 법무부 입장문에 군 법무관 출신 열린우리당 최강욱 의원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해당 입장문이 공식 발표되기 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삭제해 논란이 일었다. 또 추 장관이 작성했다는 법무부 입장문 초안에 주로 군사법원에서 사용하는 ‘수명자(受命者)’라는 표현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추 장관은 “최 의원에게 내가 전달했다면 법무부에 공지한 지 2시간 뒤에야 (글이) 날라질리가 없다. 2시간 사이에 내 글은 이미 수만개가 퍼져나간다. 뭐가 의심스럽다는 거냐”고 했다.

‘수명자’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추 장관은 “법률용어로, 법전에 있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장관님 발언 자료를 다 뒤져봐도 수명자라는 말을 쓴 적이 없다”고 재차 지적했고, 추 장관은 “법전에 있다. 그래서 어쨌다는 것이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의원은 화가 난 듯 “왜 자꾸 따지려고 그러나. 내 얘기에 답변만 하시면 되지. 국무위원이 지금 싸우러 나오셨나? 장관님 기분 좀 가라앉히고. 여기 와서 싫은 소리 좀 듣는 것이다”라고 했다.

추 장관은 “제가 싫은 소리 들을 준비 돼 있는데, 정확한 근거를 대고 해달라. 모욕적인 단어나 망신 주기는 삼가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뭘 알고하는 말하라” “의장은 왜 가만히 있나”는 등 여야 의석에서 고성이 나왔고, 이에 김 의원이 “나라 꼴이 공정과 정의가 무너졌다. 오죽하면 탄핵 소추를 했겠냐”고 외치자, 추 장관은 “야당의 권력남용 아니냐”고 반박했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답변이 불성실하다며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스1
김성원 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답변이 불성실하다며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스1
결국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섰다. 박 의장은 추 장관에게 “의원이 국민을 대표해서 하는 질문이니까 국민 전체를 상대로 정중하게 답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 의원을 향해서도 “질문은 정당 소속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하는 것이니 헌법 기관으로서의 위치를 지켜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후 김 의원은 “수명자라는 표현은 주로 군사법원에서 사용되는 것이고, 군법무관 출신인 최 의원이 작성에 관여했다고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추 장관은 “저는 명령·지휘와 같은 말을 즐겨 쓴다. 저는 쓰면 안 되나? 최고 감독자인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의 말은 최 의원은 남자니까 수명자를 쓸수 있고 여자는 수명자를 쓰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라며 “박 시장의 피해자는 그렇게 안타까워하면서 내 아들의 신상문제까지 결부시켜 질문을 하니 죄송하지만 이 정도밖에 답변을 못 함을 양해해달라”고 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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