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모친상에 보낸 대통령 조화…“무책임” vs “인간적 예의”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07-07 13:14수정 2020-07-07 16:4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정의당 “성폭력 가해자에게 ‘대통령’ 직함 조화 보낼 수 있나”
진중권 “대통령이 위로할 사람은 성추행 당한 피해자”
하태경 “정의당, 안희정이 北 김정일 보다 못하다는 건가”
전우용 “인간이 각박해지는 게 진보는 아닐 것”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상 빈소에 조화를 보낸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안 전 지사가 비서 성폭행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상황에서 적절했냐에 대한 의견이 갈린 것이다. 안 전 지사가 복역중인 만큼 조화 등은 자제했어야 했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도의적인 차원에서 조의를 나타낼 수 있다는 입장도 있다.

먼저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6일 낸 논평에서 문 대통령을 비롯해 여권 인사들이 보낸 조화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무책임한 판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정치인이라면 본인의 행동과 메시지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적인, 공당의 메시지라는 것을 분명 알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 대표, 원내대표,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걸고 조화를 보낸 이 행동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 전 지사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대법원에서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차기 대권주자인 유력 정치인으로부터 일어난 성폭력 사건으로 정치권력과 직장 내 위력이 바탕이 된 범죄인 것”이라며 “이에 정치권력을 가진 이는 모두가 책임을 통감했고, 민주당 역시 반성의 의지를 표한 바 있다. 그런데 오늘의 행태는 정말 책임을 통감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끊이지 않는 2차 가해 앞에 피해자는 여전히 일상에서의 힘겨움을 겪고 있다”며 “오늘과 같은 행태가 피해자에게, 한국 사회에 ‘성폭력에도 지지 않는 정치권의 연대’로 비춰지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주요기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같은 패밀리라도, 대통령이라면 공과 사는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며 “그냥 사적으로 조의를 전하는 것이야 뭐라 할 수 없겠지만, 어떻게 성추행범에게 ‘대통령’이라는 공식직함을 적힌 조화를 보낼 수 있는지”라며 대통령의 조화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진 전 교수는 “조화를 보내는 것 자체가 문제이지만, 굳이 보내야겠다면 적어도 ‘대통령’이라는 직함은 빼고 보냈어야 한다”며 “대통령은 제 식구가 아니라 국민을 챙겨야 한다. 대통령이 위로할 사람은 안희정이 아니라, 그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반면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정의당 참 못됐다”며 “철천지원수 간에도 상을 당하면 조의를 표하는데 안 전 지사 모친상에 조화 보냈다고 비난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김정일이 죽었을 당시 우리 정부 차원에서 조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반인륜 범죄자의 죽음에는 애도를 주장하고 안 전 지사 모친상에는 조화도 못 보내게 하는 건 도대체 무슨 기준인가. 안 전 지사가 반인륜 범죄자인 김정일보다 못하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친문 성향의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 역시 정의당의 논평을 비판했다.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과 여당 당직자들이 ‘직함을 쓴 화환’을 보냈다는 이유로 정의당이 공개 비난했다”며 “과거 미래통합당조차도, ‘뇌물 받고 자살한 사람 빈소에 대통령 직함을 쓴 화환을 보냈다’고 비난하진 않았다”고 썼다. 과거 문 대통령이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빈소에 조화를 보낸 사실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노 전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 교수는 그러면서 “죄가 미워도,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나?”라며 “인간이 각박해지는 게 진보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어 추가로 게재한 글에서는 “한국 진보정치의 역사가 30년 가량 되는데, 근래의 정의당은 젊어지는 걸 넘어 어려지는 것 같다. 어려지면, ‘소아병’을 고칠 수 없다”며 정의당을 거듭 비판했다.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의당 논평 관련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정의당, 이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안 전 지사는 모친상을 당해 지난 5일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됐다. 안 전 지사의 형집행정지 기간은 9일 오후 5시까지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오늘의 핫이슈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