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이후 첫 ‘상임위 독식’

최우열 기자 , 김지현 기자 입력 2020-06-30 03:00수정 2020-06-30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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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구성 협상 결렬후 상임위장 단독 선출 17개 차지
1987년 체제 이후 32년 만… 野 “의회민주주의에 弔鐘”
與, 심야 상임위 열어 35兆 추경 처리… 졸속심사 논란
통합당, 상임위장 포기 선언후 불참… 與 단독 투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기 위해 줄을 서서 투표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가져가는 것에 반발해 통합당 몫 7개 상임위원장 자리에 대해 포기를 선언하고 이날 본회의도 불참했다. 이로써 원내 1당이 32년 만에 상임위원회 전석을 차지하게 됐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9일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열어 잔여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처리하면서 현행 헌법 체제에서 처음으로 원내 1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게 됐다. 미래통합당은 “1987년 체제가 이룬 의회 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한 의회민주주의의 조종(弔鐘)”이라며 격렬히 반발해 21대 국회 첫걸음부터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민주당이 다음 달 출범을 목표로 밀어붙이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 추천을 놓고서도 여야 간 격돌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마지막 원 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다투다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통합당은 18개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 중 민주당이 제안한 7개 상임위원장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박 의장은 통합당 의원들을 각 상임위에 강제 배정했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야당 몫 국회 부의장과의 협의가 필요한 정보위원장직과 15일 이미 여당이 단독 선출한 법사위원장 등 6개를 제외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상정했다. 박 의장은 본회의에 앞서 “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1988년 13대 총선 이래 32년간 지속된 여야 배분의 원 구성 관례를 깬 176석 거대 여당의 독주에 통합당은 원내 투쟁과 여론전을 함께 벌이기로 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지금의 괴로움으로 1년여 후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는 신념에 불탄다면 오히려 좋은 계기”라며 “야당으로서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자”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박 의장이 이날 강제 배정한 상임위에 대해 103명 전 의원이 사임계를 제출했다. 추경 심사는 일단 보이콧하고 냉각기간을 거친 뒤 추후 상임위에 참여할 방침이다.


정치권에선 “거대 여당의 협치 노력이 부족했고 청와대는 조정보다는 여당의 폭주를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3차 추경을 기다리는 국민들과 기업들의 절실한 요구에 국회가 응답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4월 22일 문 대통령이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추경 처리를 촉구한 이래 청와대는 이번 임시국회를 추경 처리 데드라인으로 정했고 19일엔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국회에 와서 “(추경 처리가 되지 않아) 문 대통령이 안타까워한다”며 번번이 압박 카드만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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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주당은 본회의가 끝난 직후부터 이날 늦은 밤까지 16개 상임위를 단독 개최해 추경안을 처리했다. 35조 원 규모의 추경안 처리에 외교통일위는 1시간 4분 걸리는 등 졸속 심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합당 주 원내대표는 “사나흘 만에 민주당 단독으로 35조 원을 심사한다는 건 얼렁뚱땅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우열 dnsp@donga.com·김지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상임위장 독식#미래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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