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재판 나온 전 특감반원 “유재수보다 천경득 더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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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5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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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뉴스1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뉴스1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 재판에서 유 전 부시장이 천경득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 등 일명 ‘정권 실세들’과 인사관련 논의를 주고받는 등 친밀한 사이임을 보여주는 정황이 나왔다.

유 전 부시장의 청와대 감찰이 시작되자 천 선임행정관 등 ‘정권실세’들은 유 전 부시장을 위한 구명운동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5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 등의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에는 유 전 부시장 관련 비위 첩보를 처음 입수한 전 특감반원 이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당시 특감반은 유 전 부시장의 비위를 포착한 뒤 유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을 진행했다. 이씨는 포렌식 결과 차량을 제공한 업체로부터 기사까지 제공한 사실과 골프비와 골프채 등을 받은 사실은 확인이 됐다고 했다.

검찰은 이인걸 당시 특검반장의 검찰 조사 때 진술을 공개했다.

이 전 특검반장은 검찰 조사에서 “포렌식 결과 유 전 부시장이 김경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경남도지사)와 윤건영 당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과 함께 금융위 상임위원을 누구로 할 것이냐고 논의하고 여당 의원들과 안부인사를 주고받은 내용이 나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이 전 반장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실세란 느낌이 들었다’고 말한 부분을 언급하며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씨는 “제 담당이 아니었기 때문에 포렌식 때 이 전 반장에게 이런 내용도 나왔다고 보고한 적이 있다”고 해, 이 같은 내용이 나온 것을 인정했다.

그는 3회 검찰 조사 때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유 전 부시장 비위 내용 외 천광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윤 전 실장, 김 전 의원, 현 정권 실세 3인방으로 ‘3철’이라 불리는 이호철 전 민정수석비서관 내용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청와대 구성과 인사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고, 유 전 부시장이 청와대 조직구성에 대해 건의하는 내용이 있었고, 누가 적합하다는 취지의 인사를 부탁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실제 이뤄지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천 행정관이 유 전 부시장에게 금융위 상임위원으로 어떤 사람을 ‘내가 아는 변호사’라며 추천을 했는데 실제로 성사가 됐다”고도 했다.

검찰은 1,2회 조사 때 이 내용을 말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당시 포렌식 작업을 본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인데, 아무도 이야기를 안 한 것은 저처럼 두려워서였을 것”이라며 “유 전 부시장보다 천 행정관이 더 두려웠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게 맞다고 했다.

이씨는 정권 실세로 알려진 천 행정관에게 예측할 수 없는 불이익을 받을 걸 우려했다고 했다.

지난달 8일 열린 1회 공판에서 이 전 반장은 “천 행정관이 ‘유재수 살려야 한다. 우리 편이다. 살려야 이 정부에 도움된다. 금융권을 장악하려면 유재수 같은 사람 필요하다. 정책국장 날리면 정부에 많은 부담돼 좋지 않다’는 등 수차례 훈계하듯이 말을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날 오전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전 특감반 데스크로 근무했던 김모씨도 “유재수가 소위 엄청 ‘백’이 좋다는 걸 알았다. (감찰을 그만 하라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어이가 없었다”고 검찰 조사에서 말했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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