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南, 대북전단 조치 안하면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각오해야”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4일 0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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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후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앞서 걷고 있다.2018.9.18/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후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앞서 걷고 있다.2018.9.18/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4일 또 한 번의 담화를 전격 발표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서다.

김 제1부부장은 이번 담화에서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와 관련한 보도를 봤다며 “남조선 당국이 이를 방치한다면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을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자들이 북남 합의를 진정으로 귀중히 여기고 철저히 이행할 의지가 있다면 우리에게 객쩍은 ‘호응’ 나발을 불어대기 전에 제 집안 오물들부터 똑바로 청소하는 것이 마땅하다”라며 “구차하게 변명할 생각에 앞서 그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고 애초부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못하게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 거친 언사로 비난했다.

앞서 일부 국내 단체들은 지난달 31일 북한 지역으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대북 전단 살포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특히 이 같은 행위를 정부가 막지 않는 것을 남북관계와 연관 지어 우리 측을 비난한 바 있다.

다만 이전에는 주로 개인 필명의 논평이나 조선중앙통신의 논평 형식으로 대북 전단 관련 정부를 비난해왔는데 이번에는 고위 당국자 명의 대남 비난이라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이다.

더욱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메신저’ 역할을 하는 김 제1부부장이 직접 이를 거론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대남 압박의 무게감이 달라진 분위기다.

김 제1부부장은 “분명히 말해두지만 또 무슨 변명이나 늘어놓으며 이대로 그냥 간다면 그 대가를 남조선 당국이 혹독하게 치를 것”이라며 “그것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하여튼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선의와 적의는 융합될 수 없다”라며 “기대가 절망으로, 희망이 물거품으로 바뀌는 세상을 한두 번만 보지 않았을 터이니 최악의 사태를 마주 하고 싶지 않다면 제 할 일을 똑바로 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김 제1부부장은 또 탈북자를 두고 ‘쓰레기’, ‘바보들’이라는 거친 표현을 쓰며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탈북자’라는 것들이 뭘 하던 것들인지나 세상은 아는지 모르겠다”라며 “글자나 겨우 뜯어볼까 말까 하는 그 바보들이 개념 없이 ‘핵 문제’를 논하자고 접어드니 서당 개가 풍월을 짖었다는 격이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태묻은 조국을 배반한 들짐승보다 못한 인간 추물들이 사람 흉내를 내보자고 기껏 해본다는 짓이 저런 짓이니 구린내 나는 입 건사를 못하고 짖어대는 것들을 두고 똥개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도 했다.

한편 김 제1부부장이 개인 명의의 담화를 낸 것은 올해 세 번째다. 김 제 1부부장은 지난 3월에도 북한 화력전투훈련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청와대를 비난하는 담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련 협조 의향이 담긴 친서를 받았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이번 담화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게재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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