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주변4國 반응]클린턴 "선언 바람직"

  • 입력 2000년 6월 15일 19시 29분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국은 일제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이 큰 성공을 거뒀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이들은 남북공동선언에 대한 정밀분석이나 자국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탓인지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공동선언 서명직후인 14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오랫동안 북한측에 남한과 대화하도록 촉구해왔다”면서 “회담결과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남북 공동선언문을 희망적이라고 평가하고 특히 이산가족 교환방문 합의에 대해서는 “커다란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조 록하트 백악관 대변인은 “남북한 정상이 합의를 이룬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양국이 이 합의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남북공동선언을 적극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 선언이 북-일 교섭에 미칠 영향과 한국의 대북지원과정에서 일본의 역할 등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일본외상은 15일 “두 정상이 만남으로써 적개심은 반드시 사그라질 것이며 앞으로의 교섭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하고 “남북 정상이 대화의 테이블에 앉은 것은 (일본의) 북한과의 국교정상화교섭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회담과정을 좀더 확실히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한국측으로부터 가능한 한 빨리 설명을 들은 뒤 후속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일본 정부는 특히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과정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와 핵과 미사일 문제 등 일본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논의됐는지의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5일 남북 공동선언을 지지 환영하는 특별성명을 내고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통일을 지지하며 남북한 쌍방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통일을 모색하도록 건설적인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14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화해와 협력 협정이 체결된 것은 좋은 징조”라면서도 “지금으로서는 합의 사실만 알 뿐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고 구체적인 논평을 하지 않았다.

<워싱턴·도쿄·베이징·모스크바〓한기흥·심규선·이종환·김기현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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