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피부숍 원장 “1억 발언 유도-짜깁기했다”

동아일보 입력 2012-02-03 03:00수정 2012-02-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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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1억 논란’ 피부클리닉 원장, 시사인 동영상 공개후 인터뷰
“먼저 1억 유도하곤 짜깁기 영상만 공개”
“1억을 내고 다닌다던 그 사람을, 직접 나와 만나게 하면 해결되지 않겠습니까?”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이용했다는 이른바 ‘억대클리닉’의 원장은 최근 사태에 대해 "또 다시 희화화되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싶지 않다"며 어렵게 입을 뗐다.

D클리닉 원장 A 씨는 2일 본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1일 시사인 측이 ‘원장이 1억 피부클리닉임을 자인했다’는 증거라며 인터넷에 올린 2분짜리 동영상과 관련해 “대한민국 어떤 의사가 당시 그 자리에 앉아 있었어도 나와 똑같은 대답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동영상에는 ‘젊으니까 반 장이면 된다’는 A 원장의 목소리가 녹음되어 있다.

A 원장은 “지난해 10월 중순 한 젊은 여성이 진료상담을 요청하면서 ‘내 아버지와 애인이 다 부자고 돈은 문제가 아니다. 얼마 내면 되겠냐’고 했다. 처음 상담을 할 때만 해도, 시술방법이나 피부 타입만 상의했을 뿐 구체적인 금액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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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원장은 이어 “내가 ‘돈을 낸다는 사람과 함께 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자 1시간 뒤에 40대 남자(기자)가 보호자로 같이 들어왔다. 그 남자는 계속 ‘이 병원 다니려면 한 장이 있어야 한다고 하던데 맞냐’고 물었고, 내가 ‘그 한 장이라는 게 얼마를 말하는 거냐’고 되물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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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원장은 “‘1억’이라는 말도 그쪽에서 꺼냈다. 어떤 맥락에서 ‘반 장만 내라’는 말을 유도했는지 녹취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르지 않고 공개한다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A 원장은 “참고인인 나와 우리 직원들은 모두 경찰서로 불러내고, 병원 대기실에 비치해놓은 가격표까지 모두 압수해갔으면서, 왜 동영상을 가진 측은 압수수색을 하지 못하는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A 원장은 ‘1억 원’을 긍정하는 듯한 뉘앙스의 답변이 화근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고객이 큰 금액을 먼저 내겠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보통 그런 경우에는 추가적인 시술을 서비스로 해주고, 불렀던 가격을 깎아주는 형식으로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첫 보도가 나간 뒤 이 클리닉은 순식간에 ‘검색 1위’가 되었다. 욕설로 가득 찬 항의전화가 줄을 이었다. A 원장은 “그 일이 터지기 전, 나는 e메일도 인터넷서핑도 잘 할 줄 몰랐다. 포털 사이트에서 운세 보는 것이 전부였는데 그 사건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A 원장은 “양쪽 다 나를 이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쪽은 ‘1억 피부클리닉’으로 계속 남아주길 바라기 때문에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진 쪽도 다음 행보를 위해 자신을 참고인으로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나 의원 측이 ‘550만 원 실비만 내고 다녔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황당한 표현”이라고 답했다. “실비란 게 무슨 소리냐. 정치인이라고 깎아준 거 없다. 다른 사람들이 받는 치료 똑같이 받고 돈 내는 건데, 실비가 있고 치료비 따로 있단 말이냐”고 말했다. A 원장은 “550만 원 중 대부분은 딸 치료에 들어갔다. 아이까지 욕보게 하는 인터넷 글들은 용서할 수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밤에 괴로워 잠을 못 이루는데, 딸이 ‘사랑해요’ ‘아빠 힘내세요’라고 합디다. 4개월간 그토록 괴로웠는데, 이번 경찰발표도 뉴스 본 다른 사람이 알려줘서 알았습니다. 대체 난, 나는 뭡니까.”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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