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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람속으로

“힘든 비행훈련에도 웃던 제자… 너무 비통” 고교 은사의 思弟曲

입력 2022-01-15 03:00업데이트 2022-01-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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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추락’ 순직 故심정민 소령, 고교 은사 송선용씨의 思弟曲
“공사 권유한 내게 10년째 안부전화… 후배들 위한 기부금 약속하기도
목소리를 녹음이라도 해둘걸…”
어제 부대서 영결식… 현충원 안장
순직한 심정민 소령(위쪽 사진 오른쪽)이 2020년 가을 은사인 송선용 씨를 찾아와 모교 교정에서 해맑게 웃고 있다. 심 소령의 영결식은 14일 경기 수원시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서 진행됐다(아래쪽 사진). 송선용 씨 제공·수원=뉴스1
“항상 쾌활한 목소리로 꼬박꼬박 안부를 전해왔는데….”

11일 전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심정민 공군 소령(28·공사 64기)의 고교 은사인 송선용 씨(45·대구 능인고)는 “20년간 교편을 잡으며 손에 꼽을 만큼 아끼고 사랑한 제자를 잃어 너무 비통하고 허망하다“고 말했다. 심 소령은 민가의 피해를 막으려고 죽음의 순간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다.

심 소령의 고교 3학년 담임이었던 송 씨는 14일 심 소령의 영결식장을 찾은 뒤 가진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고인과의 애틋했던 추억을 회고했다. 그는 “정민이는 성품과 대인관계, 학업 등 모든 부문에서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한 제자였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음악과 축구 등 운동에 남다른 소질을 보였고,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제자를 눈여겨본 송 씨는 공군사관학교 진학을 권유했다고 한다.

송 씨는 “정민이는 공사 진학 후에도 10년째 수시로 전화를 걸어와 고민 등 살아가는 얘기를 나눌 만큼 살가운 인생의 동료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민이가) ‘비행훈련이 힘들지만 끝까지 버티겠다’고 얘기해 얼마나 대견스러웠는지 모른다”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통화 때 정민이 목소리를 녹음이라도 해둘 걸 그랬다”며 울먹였다.

그는 “졸업식 때 제자들에게 5000원씩 나눠 주며 10년 뒤 10배로 불려서 가져오면 좋은 곳에 기부하겠다고 했더니 정민이가 꼭 약속을 지킨다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심 소령의 소속 부대인 경기 수원시 제10전투비행단에서 엄수된 영결식엔 유족과 공사 동기생,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서욱 국방부 장관, 박인호 공군참모총장 등이 참석했다. 영결식 직후 고인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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