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저항군 활동한 가수 베이커, 흑인여성 최초 파리 팡테옹 안장

파리=김윤종 특파원 입력 2021-08-23 16:55수정 2021-08-23 17:0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제2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 저항군으로 활동했던 미국 출신의 가수 겸 댄서 조세핀 베이커. 위키피디아
제2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 저항군으로 활동했던 미국 출신의 가수 겸 댄서 조세핀 베이커(1906~1975)가 흑인 여성 최초로 프랑스 파리의 국립묘지 팡테옹에 안장된다. 세계대전 당시의 공로는 물론 전후 인종차별 철폐에 앞장선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프랑스 파리의 국립묘지 팡테옹. 위키피디아
22일(현지 시간)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모나코에 안장된 베이커의 시신을 팡테옹으로 이장하는 행사를 11월 30일 개최하기로 했다. 파리 5구의 팡테옹에는 장자크 루소, 빅토르 위고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위인 80여명이 묻혀 있다. 여성은 노벨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모두 탄 과학자 마리 퀴리, 철학자 겸 정치인 시몬 베이유 등 5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모두 모두 백인이었다.

미국 중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가난한 흑인 가정에서 태어난 베이커는 7살 때부터 청소부로 일했다. 10대 시절에 이미 결혼, 이혼, 재혼을 반복하는 등 개인사도 평탄치 않았다. 그런 그에게 춤과 노래는 희망이었다. 길거리 극단에서 두각을 나타낸 후 뉴욕 브로드웨이를 거쳐 19세인 1925년 파리에 입성했다. 파리 사교계는 인조 바나나로 만든 짧은 치마와 춤을 부르며 노래하는 그를 ‘검은 비너스’로 불렀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1937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베이커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1939년 레지스탕스에 입대했다. 유명 연예인인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유럽 전역의 사교계를 누비며 비밀리에 정보를 수집했고 나치 압제를 피해 도망쳐 나온 유대인에게 은신처도 제공했다. 전쟁 후에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는 1963년 8월 흑인 인권운동의 대부 마틴 루터킹 목사가 미 수도 워싱턴에서 행진할 때 킹 목사와 함께 연단에 서서 인종차별 철폐를 부르짖었다. 1975년 4월 공연을 마친 후 파리 자택에서 뇌졸중으로 숨졌다.

주요기사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