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낮은 생산성, AI 등 적극 활용 디지털 전환 서둘러야”

김호경 기자 입력 2020-11-05 03:00수정 2020-11-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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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건설현장의 디지털 전환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에서 이상주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이 강연하고 있다. 이 정책관은 “건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국민 안전을 도모하고 산업을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좌석 간격을 넓히고 청중 수를 줄였다. 대신 온라인으로 포럼을 실시간 중계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건설 산업에 로봇,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빌딩정보모델링(BIM) 등 스마트 건설 기술을 적극 활용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코로나19 시대, 건설현장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2020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에 참석한 정부와 국회, 학계,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다른 산업에 비해 혁신이 더뎠던 건설 산업이 미래 한국의 성장엔진으로 재도약하려면 디지털 전환이 해법이라는 의견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러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 속도가 가속화되는 것과도 같은 결이다.

○ 낮은 생산성 디지털화로 극복 가능

건설 산업은 지난 70여 년간 한국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견인차였다. 물론 지금도 국내총생산(GDP)의 8.1%, 일자리의 7.5%를 담당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하면 건설 산업의 성장 동력이 많이 떨어졌다. 건설 경기 침체와 해외 수주 감소 등 국내외 경기 영향도 있지만 사람의 육체노동 의존도가 크다 보니 생산성이 낮다는 한계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건설 산업의 노동생산성은 1995년 100을 기준으로 2014년에도 121에 그쳤다. 같은 기간 노동생산성이 100에서 196으로 향상된 제조업과 비교하면 20년째 사실상 제자리였던 셈이다.

이상주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이날 기조강연을 통해 “디지털화가 높을수록 생산성이 높은데, 건설업의 디지털화는 농림수산업보다 낮고 전 산업을 통틀어 최하위 수준”이라며 “종이 없는 디지털 건설과 ‘디지털 트윈’을 통한 가상건설 등 디지털 전환과 건설 자동화로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현실과 쌍둥이처럼 똑같은 공간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기술로, 건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가상으로 설계나 시공을 미리 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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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18년 10월 발표한 ‘스마트 건설기술 로드맵’에 따라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과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생산성을 50% 높이고 1만 명당 사망 근로자 수를 현재 1.66명에서 1명으로 낮추겠다는 게 목표다. 그 일환으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스마트 건설 기술 활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도로공사는 현재 도로공사의 50%를 건설정보모델링(BIM·설계 물량 자재 등 각종 건축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3차원 모델링) 설계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그 비율을 100%로 늘릴 계획이다. 국토부는 올해 안에 설계, 시공까지 전 과정에 스마트 건설 기술을 활용하는 ‘턴키’ 입찰 시범사업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 정책관은 “2030년까지 건설 자동화를 완성하는 게 목표”라며 “기존 로드맵이 기술 도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앞으론 실제 성과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인력난 해결하고 안전사고나 재해 예방

디지털 전환이 저출산 고령화 시대 인력난 해법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올해부터 출생아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함에 따라 생산가능인구의 급감이 불가피하다. 근로자 52.8%가 50대 이상인 건설 산업은 그 여파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창수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앞으로 노동력을 어떻게 늘리고, 유지하고, 회복할지가 관건인 데다 코로나19로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게 로봇”이라며 “로봇이 모든 걸 스스로 알아서 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사람의 작업을 돕는 로봇부터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머지않아 인공지능 로봇이 사람의 육체노동을 완전히 대체할 테지만 당장은 인간과 로봇의 장점을 결합한 ‘인간 협업 로봇(HRC·Human Robot Cooperation)’이 더 쓸모가 있다는 얘기다.

디지털 전환은 안전사고나 건축물 붕괴와 같은 재해를 예방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자인 및 설계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오토데스크코리아’ 임민수 AEC사업부 상무는 “해외에선 인공지능 솔루션을 활용해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어느 협력업체에서 많이 발생하는지 등을 미리 예측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다”며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현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컴퓨터로 효율적인 유지 관리가 가능해 시설물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고 재해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생존과 도약을 위해선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며 “국회 차원의 정책, 입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스마트건설기술 도입이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고 새로운 산업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은 “건설 선진국들은 앞다퉈 디지털화와 스마트 건설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포럼 의견 중 정책화할 수 있는 과제는 신속히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참석 인원을 최소화한 이날 행사에는 김규화 GS건설 건축주택부문대표 부사장, 김형렬 한국주택협회 상근부회장, 문정호 국토연구원 부원장, 박유신 대림산업 수주영업실장, 서명교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 윤영준 현대건설 부사장, 임기영 대우건설 경영지원실장, 황헌규 현대엔지니어링 건축사업본부장(가나다순) 등이 참석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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