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공공주택 확대, 어차피 가야할 방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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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권주자 인터뷰] <1> 이낙연 의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5일 충북 음성군 감곡면 수해 현장을 찾아 조병옥 
음성군수(오른쪽)로부터 피해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공공임대 주택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다. 수용할 건 수용해야 한다”며 공급 대책에 반발한 여당 국회의원, 자치단체장들을 겨냥했다. 음성=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5일 충북 음성군 감곡면 수해 현장을 찾아 조병옥 음성군수(오른쪽)로부터 피해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공공임대 주택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다. 수용할 건 수용해야 한다”며 공급 대책에 반발한 여당 국회의원, 자치단체장들을 겨냥했다. 음성=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76석의 거함인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수장을 뽑는 8·29전당대회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박주민 의원(이상 기호순)도 전국을 누비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동아일보는 세 후보의 포부와 계획 등을 순차적으로 들을 예정이다.》


“복숭아가, 지금 한창 일해야 되는 철인데, 지금 놓치면 안 되는데….”

5일 오전 충북 음성군 감곡면. 닷새 동안 400mm가 넘는 폭우로 피해를 입은 70대 노부부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달려와 손을 잡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이 의원은 수해 피해 현장을 찾았다. “그렇죠. 지금 놓치면 안 되죠”라며 부부의 말을 다 들은 뒤 비로소 이 의원은 승합차에 타 우비를 벗었다. 이 의원과의 인터뷰는 충북 음성에서 충주 수해지역으로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이뤄졌다. 4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공급 대책과 행정수도 이전이 화두였다.

―당정청이 공급 대책을 내놨는데 정작 여당 소속 의원들과 자치단체장들이 공공주택을 반대하고 있다.

“반대할 수 있다. 그러나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용할 건 수용해야 한다. 공공주택 확대는 어차피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다.”

―최근 ‘민주당이 어딘지 모르게 뒤뚱거린다’고 지적했는데 정확히 무슨 뜻인가.


“지금 우리 민주당에 속한 사람들의 언동이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을 줄 때가 있다. 그런 게 뒤뚱거리는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을 위해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의견이 나오는데….


“국민투표가 목표는 아니다. 여야가 합의해서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을 만든다면 헌법재판소도 특별법을 더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다. 국민투표가 아니어도 할 수 있다면 훨씬 낫다. 여야 간에 합의하다 보면 접점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으로 걸라고 했는데 수용할 용의가 있나.


“선거 유불리만 가지고 접근하는 건 옳지 않다.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백년대계를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된다.”

― 내년 4월 재·보선에 대한 구상이 있나.

“평소에 공부를 잘해야 시험도 잘 본다. 그 ‘평소 공부’가 전대 직후부터 연말까지의 국회가 될 것이다. 그때 얼마나 신뢰를 얻느냐가 (재·보궐)선거 승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물론 ‘후보를 낸다면’이라는 전제 아래 하는 말이다.”

이 의원은 당 대표가 되더라도 2022년 대선에 출마하려면 당 대선 후보 선출 규정에 따라 내년 3월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경쟁자인 김부겸 전 의원은 “7개월짜리 대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 의원은 “정기국회 4개월이 중요하다”며 임기 초반에 승부를 걸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모든 일은 국회를 무대로 벌어진다’는 발언이 원외인 김 전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는데….


“일부러 그런 의도로 한 게 아니고, 그게 사실이죠. 전대 끝나면 정기국회가 바로 시작인데….”

―올해 하반기 정기국회가 왜 중요한가.


“그 넉 달 동안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가 가능할지 판가름 난다. 정기국회 기간 동안 경제를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 동시에 사회안전망을 어떻게 더 탄탄하게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사회안전망 확충은 전 국민 고용보험을 뜻하는 것인가.

“그렇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형 실업부조를 포함한 복지제도 확충이다. (제도의) 틀을 만들어야 하고, 로드맵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입법화까지 되어야 한다. (정기국회에서) 경제입법, 사회입법, 개혁입법, 균형발전까지 4가지는 매듭을 지어야 한다.”

“국가정보원 개혁 등을 뜻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곧바로 “검찰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7월 임시국회에서 민주당의 일방적인 법안 강행 처리가 논란이 됐는데….


“어제(4일) 본회의 풍경을 보라. 야당이 찬반토론에 참가하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런 식으로 (야당이) 국회 안에서 의사 표시를 했다. 그게 협치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 그것 자체도 ‘일방이다’ 하는 게 나는 이해가 안 된다.”

―재난 지역에서 피해자들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 같다.

“몸이 아프면 모든 신경이 아픈 곳으로 간다. 손가락 끝이 곪으면 몸에서 손가락 끝만 있는 것같이 느낀다. 아픈 국민에게 신경이 가는 걸 어떻게 하나.”

이 의원의 좌석 앞발치에는 손 소독제, 명함 상자, 생수 등이 가지런히 열을 지어 서 있었다.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에는 파란색 등산화가 놓여 있었다. 국무총리 재임 시절, 강원 고성 등 재난 지역 방문에 대해 설명하던 이 의원의 손짓이 처음으로 커졌다.

―총리로 일하면서 마신 막걸리 병 수를 다 외웠던데 요즘도 자주 막걸리 회동을 하나.

“(재임 기간) 959일. 99종류 6971병. 다만 마신 숫자는 아니고 구매한 숫자다.”

―통합당에서 ‘저 사람이 대선 후보로 나오겠구나’ 생각하는 사람이 눈에 보이나.

“별로 거기까지는 생각이 없다. 거기까지는….”

음성·충주=최혜령 herstory@donga.com / 한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당권주자#이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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