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접목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물 관리 패러다임 바꾸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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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인터뷰

지난달 28일 경기 과천시 사무실에서 만난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물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수량과 수질 관리, 공급에 이르는 전 과정이 디지털로 전환된다면 효율적인 물 관리가 가능해진다”며 “디지털 전환, 에너지
 전환, 스마트시티 구축 등 전략들을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과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지난달 28일 경기 과천시 사무실에서 만난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물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수량과 수질 관리, 공급에 이르는 전 과정이 디지털로 전환된다면 효율적인 물 관리가 가능해진다”며 “디지털 전환, 에너지 전환, 스마트시티 구축 등 전략들을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과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취임하자마자 경기 팔당댐 취수장과 성남정수장 상황을 확인했어요. 수도권의 먹는 물을 공급하는 곳인데, 직원들에게 문제가 생겨 시설 가동에 지장이 있으면 그 역시 재난일 테니까요. 비상원격 시스템을 점검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출발했죠.”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54)은 2월 28일 취임 직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해외 수자원 관리를 위해 파견된 주재원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특별재난지역과 중소기업에 공급하는 광역상수도·댐 용수 요금 감면 결정을 내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수자원공사의 역할에 대해 박 사장은 “물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6일이면 취임 100일을 맞는 박 사장을 지난달 28일 경기 과천시 한강유역본부 사무실에서 만났다.

―물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뭔가.


“물 관리 일원화 관련 3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2년이 지났다. 정치·사회적으로 본격적인 물 관리 일원화가 시작된 것이다. 산업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전환기다. 물을 관리하고 제공하는 전 과정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강의 자연성을 복원하면서 디지털 기술과 물 관리를 융합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수자원공사의 사명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그린뉴딜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 한국판 뉴딜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비대면 확산 등 사회·경제적 변화를 긍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대책이다. 여기에 그린뉴딜은 기후변화 대응 목적을 갖고 있다. 모두 수자원공사가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과거 수자원공사는 국가 기본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 왔고, 나도 그 부분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이번에도 디지털 전환, 스마트시티 구축, 에너지 전환으로 환경 보호와 경제 문제를 동시에 풀어내는 모범 답안을 보여줄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물 관리에 어떤 도움이 되나.


“수량과 수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통합 물 관리를 위해서는 디지털이 필수다. 지방자치단체 식수 전용 댐 97개와 농업용 저수지 1만7000여 개는 관측 설비가 부족해 아직 수위와 수질 등에 대한 데이터가 적다. 물 관련 시스템들도 환경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따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상황이다. 수량의 적정성, 수질과 수생태의 변화, 시간별 사용량 등을 판단하고 관리하기 위해선 디지털 기반을 갖춘 실시간 물 정보 모니터링 시스템과 물 데이터에 대한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

―스마트시티는 수자원공사가 조성하고 있는 부산 에코델타시티를 의미하는 것인가.


“그렇다. 2023년까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부산 에코델타시티는 수자원공사의 53년 도시개발 및 물 관리 노하우가 종합된 물 관리 기술의 종합 전시장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돼 취수원에서 수도꼭지까지 물이 전달되는 전 과정의 수질·수량 정보가 전달되고, 빗물과 하수 등도 재이용하도록 설계했다. 이 스마트시티의 미래는 매우 중요하다. 부산 에코델타시티를 표준 플랫폼으로 만들어 향후 다른 도시에도 확산시키려 한다.”

―스마트시티의 미래를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게 설명한다면….


“예컨대 특정 지역에서 물을 언제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 시간 단위로 계측하게 되면 수량과 수질을 맞춤형으로 공급할 수 있다. 효율적인 관리는 생산 단가도 낮출 수 있다. 나아가 시민들이 내가 마시는 수질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먹는 물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것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물을 관리하고,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시고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물 복지를 확대하는 방향이다. 그 과정에서 물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린뉴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에너지 전환이라는 지적이 많다. 수자원공사에서 생산하는 재생에너지도 상당하다.


“수력과 조력 발전, 여기에 수상태양광과 수열에너지사업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한국의 단일 기관 중에 신재생에너지를 가장 많이 생산(8.5%)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다. 특히 주민이 참여해 수익을 나누는 수상태양광사업, 수온과 대기의 온도 차를 이용한 수열에너지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는 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고용을 창출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효과를 낼 것이다.”

―향후 풀어야 할 과제나 추가 계획이 있다면….


“수량과 수질, 수생태, 재해예방 등 대부분의 물 관리 기능이 일원화됐지만 아직 하천 관리가 통합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진척이 필요하다. 또 일자리 창출과 혁신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물 산업 관련 기업들을 지원할 방침이다. 전 세계적으로 물 산업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과천=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수자원공사#박재현 사장#포스트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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