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도쿄 감염경로 모르는 2040 환자 늘어 걱정… 서울 등 아시아 도시 연대해 코로나 막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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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 도쿄도지사 본보와 인터뷰
“확진자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사생활 배려 정보공개엔 신중”

“도쿄에서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20∼40대 환자가 늘어나 우려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무증상일 때가 많아 본인이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에 감염을 확산시킨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68·사진) 일본 도쿄도지사는 20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자택 격리(stay home)를 확실하게 실천하는 것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최고의 방법”이라며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전 도민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이케 지사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이다.

도쿄는 일본 코로나19 확산세의 중심에 서 있다. 이달 5일 1032명이었던 도쿄의 누적 확진자 수는 2주 만인 19일 약 3배인 3082명으로 불어났다. 그는 “코로나19 감염자가 계속해서 급증하고 있어 매우 긴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감염자 정보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그는 “(개인의) 사생활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 감염자 정보 공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염자 폭증으로 도쿄의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에는 “중환자 병상 700개, 일반용 병상 3300개를 단계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경증 환자용 숙박시설도 확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환자를 곧바로 수용할 수 있도록 의료 기관에 빈 병상 확보 비용을 보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염병 대처를 위해 서울과의 교류를 확대할 뜻도 밝혔다. 그는 “에이즈, 결핵, 조류인플루엔자 등에 대처하기 위해 2005년부터 ‘아시아감염증 대책 프로젝트’란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을 포함한 아시아 여러 도시와 연대하고 있다”며 “각 도시가 감염증 대책의 경험 및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 실무자 회의, 인재 육성, 공동 조사 및 연구 등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달 23일 ‘도시 봉쇄’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강력한 대응 조치를 주문하는 등 코로나19 국면에서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적극적인 대응을 머뭇거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대조돼 인기가 크게 오르면서 ‘아베 대항마’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방송 앵커 출신인 고이케 도지사는 1992년 정계에 입문했다. 정치적 멘토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시절 환경상으로 입각했고 2016년 자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첫 여성 도쿄도지사로 당선됐다. 올해 7월 도지사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범석 bsism@donga.com·박형준 특파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일본#고이케 도쿄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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