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포 극작가 인스 최 “이민가정 애환 다문화사회 공감 불러”

이서현기자 입력 2017-05-30 03:00수정 2017-05-30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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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김 씨네 편의점’으로 캐나다 전역 사로잡은 교포 극작가 인스 최
‘김 씨네 편의점’의 극작가 인스 최는 이민 1.5세의 자전적 이야기를 극본에 담았다. ‘김 씨네 편의점’ 페이스북
연극을 전공했지만 번번이 오디션마다 떨어지는 캐나다의 한국계 이민 1.5세 청년이 있었다. 그나마 기회가 주어진 역할도 동양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담기거나 보잘것없는 배역이었다. 극작으로 눈을 돌린 그는 마침내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김 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으로 캐나다 전역을 울고 웃게 만드는 극작가로 성장했다. 한국계 배우 겸 극작가 인스 최(43)의 이야기다.

2011년 초연한 동명 연극이 캐나다 전역에서 인기를 끌자 캐나다 국영방송 CBC는 지난해 10월부터 원작을 13회 분량의 시트콤으로 만들어 방송했다. 배경이 된 토론토 시내 편의점에 한겨울에도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시트콤은 인기를 끌었다. 시즌 2 방영을 앞둔 최 씨를 이메일로 만났다.

“캐나다에 한국 이민자 가족을 다룬 연극은 많지 않을뿐더러 그나마 슬프거나 비극적인 이야기였어요. ‘당신이 아는 것을 쓰라’는 오래된 격언이 있습니다. 토론토에서 지금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즐거움과 웃음 넘치는 이민 가정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한국계 캐나다 극작가 인스 최가 집필한 ‘김 씨네 편의점’의 캐나다 현지 공연 모습. 한국 이민 가정 내 갈등과 화해의 모습을 다룬 내용으로 캐나다 현지 관객과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극단 소울 페퍼 제공
이 시트콤은 1980년대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한 김 씨 가족이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들은 일찌감치 집을 나가 독립했고 김 씨 부부는 사진을 전공하는 딸 재닛과 편의점을 운영한다. ‘딸이 왜 연애를 안 할까’라고 고민하거나 ‘일본이 한국을 침략했으니 일본차는 타면 안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부모 세대, 캐나다인으로 자란 자녀 세대가 갈등을 거쳐 서로 이해하게 되는 이민 가정의 모습을 담았다. 평범한 한국 가정의 이야기가 다양성의 상징과도 같은 캐나다 시청자를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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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이민자로 이뤄진 나라인데 바로 그 이민 가정의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겪는 가정이 결국에는 서로 이해하게 되는 모습은 누구나 겪는 일이니까요”

최 씨의 아버지는 한국 이민 교회의 목사였다. 교회에서 열리는 가족 노래 경연대회를 준비하면서 온 가족이 화합하는 모습 등 작품 속 세대와 문화 간 갈등과 화해를 그린 여러 에피소드는 그의 경험을 고스란히 옮긴 것이다.

“낚시를 좋아하는 아버지는 저를 자주 낚시터에 데려가셨어요. 대화가 많지는 않았지만 무언가 함께한다는 건 추억을 만들어주고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잖아요.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건 아닐 겁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곤 해요.”

‘김 씨네 편의점’이 거둔 성과는 그만의 것이 아니다. 아빠 역을 맡은 한인 배우 이선형은 캐나다 스크린 어워드에서 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연극 버전은 올해 7월 또 다른 다양성의 도시 미국 뉴욕을 향하고, CBC는 올가을 TV 버전의 시즌 2를 방영할 예정이다.

“‘김 씨네 편의점’은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열린 문’이 된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이 배우와 극작가가 되려는 다음 세대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영감을 주기를 바랍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김 씨네 편의점#인스 최#이민가정#다문화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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