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스펙? 그런거 없어요 구글러 되고프면 일단 도전해야죠”

최예나기자 입력 2016-09-08 03:00수정 2016-09-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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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한국인 최연소 입사자 한준희 씨
한준희 씨는 지난해 구글 본사에 한국인 최연소로 입사했다. 순수 국내파로 어려서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하나에만 집중하다 보니 입사 기회는 저절로 왔다. 한준희 씨 제공
“구글에 입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 친구가 많아요. 근데 실제로 지원서를 써 보는 사람은 거의 없죠. 일단 도전하세요.”

지난해 10월 구글 본사에 한국인 가운데 최연소로 입사한 한준희 씨(22)의 말이다. 대학생들이 ‘꿈의 회사’로 꼽는 구글에 입사해 1년째 일하고 있는 한 씨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한 씨는 지역광고팀에서 일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구글에서 무언가를 검색했을 때 관련 있는 지역 광고를 노출시키는 게 주 업무다. 이용자들은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매일 광고 효과를 분석해 노출되는 정보 순서를 바꿔 주는 일이다.

지난해 2월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를 졸업한 한 씨는 이런 일을 하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 했다. 현재 소속 팀은 구글 합격이 확정된 뒤 여러 팀 매니저와 30∼40분씩 인터뷰를 한 뒤에 결정됐다. 구글은 매니저가 함께 일할 사람을 직접 뽑게 한다. 한 씨는 인터뷰를 일곱 번이나 했다. 그는 “영어가 원어민처럼 능숙하지 않은데 전화로 인터뷰하다 보니 처음에는 궁금한 것 없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대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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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씨는 어려서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하나에만 몰두했다.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던 한 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정보올림피아드를 공부했다. 주어진 문제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푸는 대회다. 중학교 때 정보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받아 한성과학고에 입학했고 2년 만에 졸업했다.

대부분 서울대나 카이스트를 택하는 친구들과 달리 한 씨는 프로그래밍을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어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친구들과 한국을 대표해 국제컴퓨터학회(ACM)가 주관하는 국제대학생프로그래밍대회(ICPC)에 2년 연속 나갔고, 특별상도 받았다.

구글 입사 기회는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2014년 11월 구글 본사로부터 “입사 지원서를 내 보라”는 e메일을 받았다. 한 씨는 “대회 측에 제공한 e메일 주소를 구글이 받아 입사 권유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제목이 영어로 돼 있어 e메일을 열지도 않았다. 뒤늦게 확인한 한 씨는 바로 지원서를 냈다. 구글은 대부분의 한국 기업과 달리 지원서가 형식도 없고 딱 한 페이지로 제한돼 있었다.

서류 합격 뒤에는 장시간의 면접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 씨는 지난해 1월 전화 인터뷰를 했고, 2월에는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에서 45분씩 5명과 대면 인터뷰를 했다. 전화와 대면 인터뷰 모두 프로그래밍 능력을 확인하는 문제가 나왔다. 전화는 구글닥스, 대면은 직접 칠판에 프로그래밍 코드를 작성하며 문제를 풀었다.

한 씨가 꼽은 구글의 장점은 자유로움이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도 없고 어디서 일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승진은 개인이 신청하면 동료 평가를 거쳐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형태다. 한 씨는 “근무 환경은 자유롭지만 알아서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한 씨는 입사 6개월 이후부터 신입 지원자를 인터뷰한다. 직원을 까다롭게 채용하는 대신 뽑은 뒤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구글의 정책 덕분이다. 한 씨는 “나도 거창한 스펙 없이 지원서에 학점과 들은 과목, 다룰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 대회 경력, 인턴 경험을 간략하게 썼다”며 “한번 떨어진다고 이후 합격 못 하는 것도 아니니 구글에 오고 싶으면 일단 지원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구글 최연소 입사#구글러#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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