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흥행 실패한 작품도 그가 만지니 ‘대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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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위니토드’로 관객 사로잡는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와 서울을 오가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그는 “‘Open the Door’의 O와 D를 따서 회사 이름을 작명했는데 뮤지컬을 통해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와 서울을 오가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그는 “‘Open the Door’의 O와 D를 따서 회사 이름을 작명했는데 뮤지컬을 통해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올여름 뮤지컬 ‘흥행대전’에서 승기를 잡은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9년 전 국내 초연 당시 초라한 흥행 성적표를 기록한 작품이다.

이 역전극을 이룬 것은 프로덕션의 힘이라는 평가다. ‘맨오브라만차’ ‘지킬앤하이드’ 등을 제작한 오디컴퍼니가 새롭게 스위니토드를 제작하면서 마니아 색깔을 덜고, 대중성을 입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미국 토니상에 투표하는 국내 유일의 브로드웨이 리그 정회원이자 오디컴퍼니 수장인 신춘수 대표(48)를 최근 만났다.

그는 뮤지컬 주역 배분이 일명 ‘짬밥’ 순으로 이뤄지던 2000년대 초반 오래된 캐스팅 관행을 깨뜨리고 20대 초반의 조승우를 ‘지킬…’의 주역으로 발탁한 인물이다. 배우 정성화와 전미도 역시 그의 캐스팅을 통해 주역으로 성장했다.

“배우를 바라보는 저의 관점이 기존의 프레임하고 좀 달라요. 인지도나 인기보다는 자질이나 가능성, 능력을 알아보려고 했죠. 배우가 아무리 유명해도 맞지 않는 역할과 작품은 절대 제안하지 않아요.”

2004년부터 10년 넘게 신 대표와 작업해 온 조승우의 말이다. “신 대표는 앙상블 막내 배우들과도 서슴없이 대화하며 웃어 주는 ‘탈권위주의자’죠.” 이에 대한 신 대표의 반응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공연은 배우의 예술이죠. 스태프가 수없이 준비한 걸 결국 무대에서 관객에게 보여 주는 건 배우입니다. 역할 비중과 관계없이 모든 배우의 합이 조화로워야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신 대표는 한국에서 작품을 만들어 해외에 진출시킨 제작자 1호다. 그는 2009년 미국과 합작해 ‘드림걸즈’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뮤지컬 ‘할러 이프 야 히어 미(Holler if ya hear me·내 목소리 들리면 소리쳐)’ 등의 리드 프로듀서로 참여해 작품들을 브로드웨이 중심가 극장에 올렸다. 영화 ‘과속 스캔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스핀’과 암에 걸린 여성 몸속의 적혈구와 백혈구를 로봇으로 형상화한 ‘요시미 배틀스 더 핑크 로보츠’의 워크숍·트라이아웃 공연도 미국에서 마친 상태다.

신 대표는 “요시미의 경우 중국, 마카오, 싱가포르 등 중화권 시장에서 작품을 올린 뒤 브로드웨이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세계 뮤지컬 시장을 향한 그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실패의 위험을 안더라도 계속 해외 시장을 두드린 건 단순히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 빠져 그런 건 아니에요. 좀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고 싶은 도전의식 때문이었습니다. 좋은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는 꿈이 늘 있으니까요.”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스위니토드#신춘수#오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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