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 소천…

동아일보 입력 2011-08-03 03:00수정 2011-08-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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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사역운동-문서선교 이끈 ‘불꽃의 목회자’
2008년 9월 일본 아오모리에서 열린 선교집회 ‘러브소나타’에서 설교하는 하용조 목사. 그는 문화를 도입한 새로운 선교 모델을 제시했다. CGNTV 제공
일곱 차례나 간암 수술을 받는 고통 속에서도 목회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던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가 2일 오전 8시 40분경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소천(召天)했다. 향년 65세.

고인은 1일 오전 뇌출혈로 쓰러져 두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의식을 잃기 하루 전인 7월 31일에도 예배를 인도하며 마지막까지 선교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1946년 평남 진남포에서 태어나 건국대와 장로회신학대를 졸업한 고인은 1965년부터 1972년까지 한국대학생선교회에서 활동했고 1974년부터 연예인교회의 담임 목사를 지냈다. 그는 영국에서 선교사 훈련을 받던 1985년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에 온누리교회를 개척했고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총장과 기독교 출판사 두란노서원 원장을 맡았다.

그는 폐결핵을 시작으로 암 수술과 주 3회의 인공투석, 당뇨, 고혈압, 심근경색, 부정맥 등에 시달리면서도 신앙을 끊임없이 전파해온 ‘불꽃의 목회자’였다. 스스로 ‘움직이는 부상병동’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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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하나님이 내 병쯤은 쉽게 고쳐주실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랜 세월 아프면서 하나님의 섭리, 비밀, 삶의 의미와 목적을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저는 지금의 아픔을 ‘엔조이’하게 됐어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습니다.” 지난해 팔다리가 없는 희망전도사로 알려진 닉 부이치치와의 대담에서 그가 밝힌 말이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평소 설교에서 그는 마태복음 28장 18∼20절의 이 내용을 자주 언급했다. 라준석 수석부목사는 “다시 깨어나면 불같이 설교하실 부분이라 생각해 오전 위로예배 때 이 부분을 읽었다”며 “급작스럽게 소천해 유언을 남기지 못했지만 이를 유언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구절은 교회의 머릿돌에도 적혀 있다.

하 목사와 지난해 소천한 사랑의교회 옥한흠 원로목사, 남서울은혜교회 홍정길 목사, 지구촌교회 이동원 원로목사는 개신교계 복음주의 계열의 네 수레바퀴로 꼽혔다.

개신교계에서 흔히 그를 상징하는 두 단어는 ‘복음’과 형처럼, 아버지처럼 다가오는 따뜻한 인간미의 ‘사랑’이었다. 성경에 등장하는 초대교회를 닮은 ‘사도행전적 교회’를 꿈꿔 선교사 2000명과 평신도 사역자 1만 명을 내보내자는 ‘2000/1만 사역’, 선교방송과 교회 설립 등을 통한 ‘ACTS 29’ 운동으로 국내외 선교에 힘썼다.

평소 “7년 이상 된 신자는 (교회 밖으로) 나가라”고 강조했지만 교회는 설립 26년 만에 등록신자 7만5000여 명의 대형교회로 성장했다.

때로는 홍익대 앞의 클럽이나 카페 등에서 예배를 하는가 하면 엄숙한 기존 예배의 틀을 깨고 감각적인 음악과 동영상, 한류스타의 등장 등 다양한 문화선교를 도입해 젊은층과 전문직에 종사하는 신자들이 몰렸다.

특히 지난해 설립 30주년을 맞은 두란노서원은 교회와 문화, 세계, 미래라는 목회철학을 실천하는 발판이 됐다. ‘생명의 삶’ ‘빛과 소금’ 등의 출판물을 통한 ‘문서선교’로 국내 개신교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아버지학교는 우리 사회에 가족관계의 상을 제시했다.

그는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과 동서지간이다. 최 전 회장과의 관계는 교회 성장의 밑거름이 됐지만 그룹과 관련한 비리가 불거지면서 한때 함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편 그가 소천한 2일 각계의 애도가 이어졌다. 전신 3도 화상을 극복하고 ‘희망 바이러스’로 불리는 ‘지선아 사랑해’의 저자 이지선 씨는 트위터를 통해 “하 목사님, 주님 곁에 가셨으니 좋으시겠지만 지금은 감사를 드리기엔 너무 슬픕니다. 가족들과 온누리교회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라고 애도했다.

영화배우 출신인 고은아 서울극장 대표는 “하 목사님은 1970년대 연예인교회에서 만났을 때부터 연예인을 크게 쓰임이 있는 이들로 대해 주셨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선교로 가득 찬 분”이라고 회상했다.

고인의 시신은 현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안치돼 있으며 4일 발인예배 직전 서빙고 본당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장례는 교회장으로 치러진다. 홍정길 이동원 목사와 김지철 소망교회 담임목사 등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았다. 교회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조화와 조의금을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유족으로 부인 이형기 씨와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온누리교회 서빙고 두란노홀. 발인예배는 4일 오전 9시 서빙고 본당. 하관예배는 강원 원주시 문막온누리동산. 02-3215-3188, 3224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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