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는 이런 방송을 하겠습니다]외주제작-첨단장비 활용… 절감비용, 콘텐츠에 집중투자

동아일보 입력 2010-12-07 03:00수정 2010-12-0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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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 3사인 KBS, MBC, SBS는 프로그램 제작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방송 전 부문에 걸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는 지상파 3사, 특히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방만한 경영과 이에 따른 비효율성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인력 운용을 볼 때 2008년 기준으로 KBS가 5212명, MBC는 3715명, SBS가 884명의 구성원을 두고 있다. 이들 인력을 운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따져보면 경영의 비효율성은 쉽게 드러난다. 한국언론재단에 따르면 2008년 지상파 3사의 총비용 중 인건비 지출은 26.6%에 이른다. 반면 인접 산업인 통신 산업은 10.9%이고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평균 인건비 지출은 14.7%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4월 KBS의 경영컨설팅을 실시한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총비용 중 37%에 이르는 인건비 비중을 대폭 줄이고, 현재 36%대인 콘텐츠 제작비 비중을 50%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콘텐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비대한 제작 인력 vs 효율적 인력구조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방송산업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현재 KBS의 PD는 948명에 이른다. MBC의 경우 본사에만 341명, 계열사에 207명의 PD를 두고 있다. SBS의 PD는 25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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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사의 본부장을 지낸 한 인사는 “1년에 방영되는 드라마가 한정돼 있는데, 드라마 PD만 80∼90명에 이르러 4∼5년 동안 기획만 하고 있는 PD도 많다. 특히 외주제작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자체 고용한 PD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아나운서 중에는 하루에 5분 뉴스 한 번 하고 일을 마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김인규 KBS 사장도 취임 전 한 인터뷰에서 “KBS는 300명의 PD를 들어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해 PD들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동아일보가 추진하는 종합편성채널인 채널A(가칭)는 프로그램 기획과 편성, 보도에 주력하는 대신 외부에서도 잘할 수 있는 드라마, 교양,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 기능은 과감히 외주제작사에 맡기는 ‘창조적 아웃소싱’ 모델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채널A는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는 연출 인력은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인력 효율화로 채널A는 지상파 방송사들에 비해 훨씬 적은 인원으로 출범할 예정이지만 지상파와 대등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채널A의 총비용 중 인건비 비중도 지상파 방송사의 절반 이하인 1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 관행적 제작 체계 vs 창조적 아웃소싱

지상파 3사도 이미 상당수 프로그램은 외주제작 형태로 조달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의 외주제작 비율이 갈수록 증가해 핵심 콘텐츠인 드라마의 경우 이미 75%가 외주제작이다.

하지만 자체제작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과거의 인력 구조를 유지하면서 외주제작이 확대되는 외부환경에 적응하려다 보니 비정상적인 방법이 등장했다. 방송사 외부의 창의적 역량이 발휘된다고 볼 수 없는 형태인 자회사 하청, 내부인력 파견과 같은 외주제작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창의적인 외부 제작사와 협력하는 순수 외주제작 중심 모델이 앞으로 방송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서울과학기술대 은혜정 교수는 “제작 주체의 다양성이 확보돼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함께 품질이 높아지고, 경영 효율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널A의 창조적 아웃소싱 모델은 해외에서도 검증된 성공방식이다. 외주제작비율이 90%에 이르는 프랑스 최대 민영방송사 TF1과 영국의 3위 방송사로 자체 제작을 전혀 하지 않는 채널4가 대표적 사례다.

채널A는 또 업무 수행 및 의사 결정 단계도 혁신해 팀-부-국-본부-대표이사 등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는 기존 방송사와 달리 팀-그룹(또는 센터)-대표이사 3단계로 간소화했다. 의사결정 단계 간소화에 따라 채널A의 간부 비율은 19.4%로 KBS 47.8%, MBC 57.9%(2008년 기준)에 비해 현저히 낮다. 채널A 조직이 안정적인 피라미드 구조를 형성하면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속한 의사 결정에도 도움이 된다.

○ 아날로그식 제작 관행 vs 최첨단 디지털 시스템


지상파 방송사는 아직도 구형 방송 장비와 신형 디지털 방송 장비를 혼용하고 있기 때문에 복잡한 제작 관행과 프로세스를 유지하고 있어 인력 낭비가 심하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09년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 제작 기술 인력은 KBS 2000여 명, MBC 600여 명, SBS(자회사 포함) 500여 명에 이른다.

지상파 등 방송사 디지털 방송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아직도 일부 지상파 방송사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테이프로 복사해 구형 장비에서 편집한 다음 이를 다시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해 전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널A는 디지털 방송 시스템과 효율적 인력 운용을 통해 훨씬 적은 인력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상파 방송사는 아직도 아날로그 방송 제작 관행 때문에 예고편 하나 제작하는 데도 10여 명의 제작 기술 인력이 투입된다. 반면 채널A는 편집자 1명이 디지털 편집기를 이용해 예고편을 만들 수 있다.

채널A는 테이프 없는 방송 시스템을 구축해 하나의 영상을 동시에 여러 곳에서 편집할 수 있으며 네트워크를 통해 편집한 영상을 바로 전송 송출할 수도 있다. 방송 제작 과정을 자동화해 불필요한 프로세스와 대기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카메라, 비디오, 오디오 등 여러 사람이 각각 수행하던 일을 한 사람이 처리할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가 각 가정에 방송 전파를 전달하기 위해 운영하는 송신시설이 필요 없는 점도 채널A의 큰 장점이다. 채널A의 프로그램은 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 사업자, 인터넷TV(IPTV) 사업자 등 플랫폼 사업자를 통해 전국 90%에 이르는 가정에 도달할 수 있다.

○ 효율적 경영으로 경비 절감, 콘텐츠에 집중 투자

채널A는 제작 및 기술 인력의 효율적인 운용과 첨단 방송시설 구축을 통해 국내 콘텐츠 산업의 선진화는 물론 관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이끌 계획이다. 실제 채널A의 1인당 생산성은 지상파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지상파는 방만한 경영으로 콘텐츠 투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콘텐츠 산업의 위축을 초래해 ‘한류’ 열기의 확산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채널A는 인건비와 시설투자비 절감으로 콘텐츠 제작 예산 확보가 용이해져 양질의 프로그램을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악한 콘텐츠 업계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신생 방송사인 채널A는 출범 초기인 2012년부터 지상파 방송 3사와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 같은 선순환 구조는 영세규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콘텐츠 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해 해외시장에서 주춤해진 ‘한류’의 부활’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한인재 기자 epicij@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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