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2025.1.21.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두 달 전 제시한 1.9%에서 1.6∼1.7%로 내려 잡았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도 기존 전망치인 0.5%의 절반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다음 달 말로 예정된 공식 경제전망 발표를 앞두고 수정 전망치를 미리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이유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 불확실성과 경제 심리 위축’을 들었다. 계엄 여파로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2.2%가 아닌 2.0∼2.1%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지난해와 올해 GDP 감소분을 모두 더하면 6조3010억 원에 달한다. 중형차 20만 대 이상을 더 팔아야 메울 수 있는 규모다.
새해가 밝았지만 한국 경제는 잔뜩 흐려 있다. 올해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1% 줄었다. ‘관세폭탄’ 등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폭풍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는데도 수출이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고환율에 국제유가 상승이 겹쳐 서울 시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1800원을 넘어섰고, 생산자물가가 두 달 연속 오르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한은의 수정 전망치는 정국 불안이 1분기까지만 이어지고 2분기부터 점차 해소될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더 길어지면 경제 전반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줄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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