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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檢총장 후보 4명 추천… 뭘 위해 100여 일이나 자리 비워뒀나

입력 2022-08-17 00:00업데이트 2022-08-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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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가 16일 김후곤 서울고검장, 여환섭 법무연수원장, 이두봉 대전고검장,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가나다순) 등 4명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했다. 5월 6일 김오수 전 총장이 사퇴한 지 102일 만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조만간 이들 가운데 1명을 총장 후보로 임명 제청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임명된다.

네 사람 모두 고검장급 현역 검사로서 김 전 총장이 물러난 직후부터 차기 총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김 고검장은 ‘검수완박’ 입법에 강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여 원장은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대검 중앙수사부 연구관 재직 당시 윤 대통령과 함께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등을 수사했다. 이 고검장과 이 차장은 ‘윤석열 사단’으로 꼽혀온 검사들이다. 이 고검장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1, 4차장을 지냈고, 이 차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서 일했다.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은 범위에서 인선이 이뤄진 만큼 5월 중순 취임한 한 장관이 의지만 있었다면 진작 총장 인사를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총추위 구성에만 두 달이 넘게 걸렸고, 한 장관은 총장 공백 중에 검찰 주요 인사를 마무리했다.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공공수사부장 등 주요 보직에는 이미 윤 대통령, 한 장관과 가까운 검사들이 배치돼 있다. 총장이 검찰의 수사를 제대로 지휘하려면 인사 과정에서부터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데 그 기회를 원천적으로 배제해 버린 것이다.

결국 검찰 인사에 총장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한 장관의 뜻대로 처리하기 위해 오랫동안 총장 자리를 비워둔 것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 누가 총장으로 임명되더라도 한 장관이 짜놓은 틀 안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새 총장은 자신을 보좌할 대검 참모 인사에조차 발언권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이런 총장이 외풍을 막아내고 검찰 수사의 중립성 확보에 앞장서기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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