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면접에서 만난 요즘 20대[2030세상/김소라]

김소라 요기요 마케터
입력 2022-06-21 03:00업데이트 2022-06-21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소라 요기요 마케터
이제 내가 면접관이 되어 면접을 볼 때가 있다. 지원자들은 주로 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20대이나 인턴 지원자 중에는 2000년생도 있다. 아직 지원자의 입장이 익숙해서인지 아니면 20대와 긴 시간 대화를 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비대면 면접인데도 조금 긴장했다.

‘할 말은 하고 개인주의적이다.’ 일을 하다 보면 접하는 20대 초중반에 대한 자료에 으레 나오는 말이다. 반면 면접장의 20대들은 자료나 우리의 상상 속 공포의 ‘Z세대’ 같지 않았다. 면접이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해도 그랬다. 20대 지원자들은 지금 30대인 내 또래가 20대였을 때보다 훨씬 더 전문적이었고, 준비도 많이 되어 있었다. “(20대 면접 지원자들이) 다들 어린 나이 같지 않다.” 나와 함께 한 다른 면접관의 평이다.

이력서가 그 증거였다. 요즘 20대는 정규직 지원 전 두세 군데의 인턴이나 계약직 경력이 흔했다. 예전보다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았다는 의미다. 어린 나이 같지 않은 느낌이 들 만하다. 할 말은 하면서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했다면 이런 사회 경력을 쌓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인터넷이나 보고서로 드러나는 일부 20대의 모습이 과잉 대표된 것일지도 모른다.

이력서에 드러난 사생활도 흥미로웠다. 요즘 20대는 공사 구분에 민감하다는 인식도 있으나 스펙이 된다고 판단하면 사생활 공개도 거리낌 없었다. 어느 지원자는 개인 SNS를 공개한 건 물론 계정 속 게시물의 수치 성과까지 분석해 포트폴리오에 넣었다. 이력서 속 20대들은 직장 생활과 개인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퇴근 후 본격적 프리랜서 활동을 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행사를 기획하거나 저작물을 출간하기도 했다. 모두 본인의 사생활과 사적 기호가 직간접적으로 노출되는 분야다.

나도 최근 만난 면접 지원자들처럼 20대 중반에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다만 방식이 달랐다. 나는 정규직 전환형 인턴을 거쳐 신입사원 공채로 첫 회사에 입사했다. 당시 회사들은 ‘우리가 원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을, 당장은 부족해도 시간을 들여 가르치면 된다’는 인식이 있었다. 나 역시 노력했지만 입사를 하고 보니 취업을 결정지은 요인은 능력이 아니라 내 성향이었던 것 같다. 그 인식에 따라 기업들은 신입사원 교육 과정에서 기꺼이 비용을 지불했다.

요즘은 이런 취업 방식이 거의 사라졌다. 역시 비용 때문이다.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채용 규모와 인재 교육비를 줄인다. 사람이 필요하면 당장 성과를 내는 경력직을 찾는다. 잠재 구직자인 20대들은 그 변화 때문에 ‘공채 신입’이 될 기회를 잃었으니 어떻게든 경력을 만들고 알아서 업무를 배운다. 이력서를 보고 이야기를 듣다 보니 다들 잠은 충분히 자는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처음부터 알아서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다. 그 시대에 맞춰 20대들은 각자의 최선을 다해 내가 다니는 회사의 면접장까지 왔다. 면접에서의 인상만으로 전체 20대를 정의할 수는 없다. 함께 일해 보면 면접에서 숨겨졌던 단점도 보일 것이다. 그러나 윗세대라면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방법을 찾는 게 좋지 않을까. 실제로 만나 보니 이들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불평하고픈 마음이 사라졌다.

김소라 요기요 마케터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