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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똘똘한 ‘리츠’로 은퇴 후 용돈 받기[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

입력 2022-05-09 03:00업데이트 2022-05-09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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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은 노후자금을 어떻게 빨리 모았을까?’

정년까지 일해도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시대. 30, 40대에 은퇴한 ‘파이어족’은 어디에 돈을 굴렸기에 일터를 박차고 나올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국내외 파이어족들 블로그에서 경험담을 엿보니 공통적인 비결은 ‘고배당주’였다. 굳이 일을 하지 않아도 똘똘한 배당주 몇 종목에 투자해 월급처럼 배당금을 받는 이들이 많았다. 이들이 배당주 가운데서도 주목하는 게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였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받아 부동산과 관련 증권 등에 투자한다. 그 투자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준다. 상장 리츠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 국내 리츠는 아직 선진국처럼 역사가 길지 못해 성숙하진 않았지만, 최근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불안해졌으니 ‘옥석 가리기’는 더욱 중요해졌다.
○ 안정적인 배당 수익이 매력
리츠는 투자 형태에 따라 기관투자가가 참여하는 ‘사모 리츠’, 일반 투자자를 위한 ‘공모 리츠’로 나뉜다. 공모 리츠는 도입 초기엔 크게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저금리 투자처가 마땅치 않자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대형사들도 참여하며 공모 인기를 끌기도 했다.

최근 미국 금리 ‘빅스텝’ 등으로 시장이 출렁이긴 했지만 일부 상장 리츠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올해 3월 상장한 ‘코람코더원리츠’는 6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24% 올랐다. 지난해 9월 상장한 SK리츠는 공모가 대비 39%나 올랐다. 최근 주식 시장이 얼어붙은 분위기를 고려하면 상당한 수익률이다.

리츠의 강점은 배당 수익이 안정적이고 높은 편이란 점이다. 배당은 1년에 2번이나 4번 진행된다. 규칙적으로 용돈이 나오는 셈이다. 국토교통부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평균 5.82%였다. 임대주택 리츠를 제외하면 11.49%나 됐다.

유동성을 확보하기도 좋다. 리츠가 상장되면 투자자들은 한국거래소에서 매매해 쉽게 현금을 확보할 수도 있다. 덩치가 커서 계약과 현금화에 오래 걸리는 실물 부동산 투자와는 다르다.

공인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리츠 법인들은 투자보고서와 영업보고서를 국토부 리츠정보시스템에 등록한다. 투자자들이 정기적으로 공인된 정보를 확인해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 부동산의 용도, 운용사 점검해야
수익 좋은 리츠는 어떻게 고를까. 부동산을 고를 때처럼 따져보면 된다. 실물 부동산에 투자할 때 입지가 핵심이듯 리츠도 입지가 중요하다. 리츠가 투자하는 부동산의 용도도 잘 따져봐야 한다. 부동산의 용도에 따라 미래가치가 달라진다. 최근엔 전자상거래 발달로 물류센터,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리츠가 주목받는다. 주택에 투자하는 리츠는 부동산 규제로 시장이 위축될 때는 투자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여기까지는 부동산 직접투자와 비슷하다. 리츠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운용사가 괜찮은 곳인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리츠는 일종의 펀드이니 운용사의 능력이 중요하다.

리츠의 주가가 적절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주가가 적절한지 판단하는 지표로는 ‘주가 대비 운영자금(P/FFO)’이 있다.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과 비슷한 개념이다. P/FFO에서 P는 주가를 합친 시가총액이다. FFO는 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와 자산매각손실 등을 제외한 리츠의 실질 배당능력을 뜻한다. 다른 리츠에 비해 이 지표가 높다면 주가가 높다고 보면 된다.

이 지표가 낮다고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며 좋아하기만 할 순 없다. 저렴하다는 건 시장에서 외면받는다는 의미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표에만 집착하지 말고 ‘성장성 있는 리츠를 고르라’고 조언한다. 예컨대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리츠가 성장성 높은 리츠로 꼽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이다.

리테일 리츠에 투자할 때는 계약 내용도 잘 살펴보자. 무엇보다 건물 전체를 장기 임대하는 ‘마스터리스(Master Lease) 계약’이 체결됐는지가 중요하다. 이 계약은 하나의 마스터리스사와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는다. 마스터리스사가 여러 임차인을 구하고 관리한다. 리츠는 이 계약을 통해 임차인을 일일이 구하고 임대료를 챙기는 등의 궂은일 없이 수익을 낼 수 있다.

○ 경기가 꺾이면 주식보다 더 빨리 하락할 수도
리츠 전문가들은 “경기가 꺾이면 리츠는 주식보다도 더 빨리 하락한다”고 경고한다. 침체기엔 리츠 보유 자산의 공실이 늘 수 있고 건물 가치가 떨어지기 쉬우니 손실이 불가피하다. 최근 미국의 ‘빅스텝’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생겨나고 있어 ‘옥석 가리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리츠가 투자하는 부동산이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발생시키는지, 배당이 잘되는지 확인할 필요도 있다. 그런 점에서 소규모 리츠보단 대형 리츠가 안전한 편이다.

해외 리츠의 세계는 더욱 화려하다. 미국 리츠의 경우 오랜 역사 속에서 다양한 투자처가 나왔다. 쉽사리 망하지 않을 듯한 대학 기숙사 건물, 교도소 등에 투자하는 리츠도 있다. 분기마다 배당하는 국내 리츠와 달리 매달 배당하는 리츠에도 투자할 수 있다. 미국 리츠에 투자하면 달러화 자산을 갖고 있을 수 있으니, 변동이 심한 시기에 안심이 된다.

하지만 해외 리츠에 투자할 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가가 국내 리츠들보다 더 빨리 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츠의 운용 규모가 작으면 가격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투자하기 전에 꼭 시가총액과 리츠가 투자한 부동산의 규모를 확인해야겠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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