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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설

[사설]“이재명 시장이 돼야”… 2014년 ‘남욱 녹취록’은 뭘 말하는가

입력 2021-10-18 00:00업데이트 2021-10-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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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2014년 4월 대장동 원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시장이 (재선)되면 아주 급속도로 사업 진행은 추진이 빨라질 것 같다”, “이재명 시장이 되는 게 훨씬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남 변호사는 “(이재명 시장이) 재선되면 공사 사장 얘기가 있다고 들었다”고도 했다. 앞뒤 문맥상 공사 사장은 유동규 씨에 대한 이야기다. ‘현 사장(황무성)이 임기가 있지 않느냐’는 주민의 질문에 남 변호사는 “임기는 있는데 그건 사임하면 된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가 발언한 시점은 대장동 개발방식이 확정되지 않았던 때였다. 그런데 남 변호사와 유동규 씨는 민관합동개발 방식이 정해진 것처럼 말하고 행동했다. 2012년 4월 유 씨는 언론에 대장동을 민관합동 방식으로 개발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2013년 대장동 원주민들과의 대화에선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고 공사가 50% 이상의 지분으로 참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후 남 변호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에 재선돼야 사업 진행에 유리하다고 주민들을 설득하면서 유 씨의 성남도개공 사장 임명설까지 언급한 것이다.

실제 대장동 개발사업은 이재명 시장 재선 이후 상당 부분 남 변호사와 유 씨가 말한 대로 진행됐다. 성남시는 2015년 2월 민간사업자 모집 공고를 내는 등 개발을 본격화했다. 성남도개공은 50%+1주의 지분으로 참여했다. 유 씨는 대장동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고 사업을 본격화하던 시기에 성남도개공 사장 직무대리를 맡았다. 그 결과 민간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지는 등 민간업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사업이 이뤄졌다.

대장동 개발을 통해 남 변호사는 1000억 원대의 배당금을 받았고, 유 씨는 화천대유 측에서 700억 원을 약속받는 등 엄청난 수익을 챙겼다. 이들이 구상한 각본대로 민간업자에 특혜를 주게끔 사업이 설계됐고 진행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남 변호사가 이 지사의 성남시장 재선을 바란 이유, 유 씨 중용 가능성을 알게 된 경로를 확인해서 의혹을 규명하는 게 검찰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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