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왜 실패했는가[김형석 칼럼]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입력 2021-07-30 03:00수정 2021-07-3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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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인식 없이 이념에 현실 맞춘 文정부
사회주의 경제관으로 경제 실패로 몰아
정권욕에 빠져 자율성 외면하고 국론 분열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성공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했다. 임기 말을 맞이하는 지금은 자타가 실패한 정권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남겼는가. 어떻게 보면 원상복구까지 힘들어졌다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정치에는 주어진 원칙이 있다. 현실을 정확히 인식해 진실을 밝히고, 그 진실에 입각해서 미래를 위한 가치판단을 내려야 한다. 더 많은 국민의 인간다운 삶과 행복을 위해 무엇이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해 해답을 얻어야 한다. 그런데 문 정부는 미리 가지고 있던 정치이념에 현실을 맞추는 이념 정책을 감행했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이전과 취임사에서는 국민과의 공감대가 있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국민의 통합과 정의로운 법치였다. 그러나 정권 초창기부터 그 약속에 역행하기 시작했다. 청와대와 내각 주역을 보면 짐작할 수 있었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진영 이념을 위한 반민주적 퇴락의 길을 택했다. 한 정치학자는 ‘운동권 민주주의’가 등장했다고 평했을 정도였다.

정치의 일차적 과제라고 볼 수 있는 경제정책에서 실패했다. 주어진 자원이 없는 대한민국은 국제무역을 전제로 한 산업과 수출이 최선의 경제적 선택이다. 국가적 빈곤은 국민의 빈곤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평등이 성취되면 인간적 삶 전체의 평등이 가능해진다는 산업혁명 시대 사회주의적 경제관을 절대시하는 과오를 범했다. 기업과 경영주를 경원시했을 뿐 아니라 때로는 적대시하는 발언까지 삼가지 않았다. 부유층 때문에 빈곤층이 발생했고 대기업은 국가가 경영해야 한다는 북한식 사고방식에 동조하는 세력까지 있었다. 국내 경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득주도성장’을 시도했다. 차라리 ‘성장주도 소득’을 택했더라면 현재와 같은 상황은 모면했을 것이다.

자유민주경제가 지향하는 경제관에 대한 이해도 충분하지 못했다. 미국도 200년 전에는 경제적 소유를 목적으로 삼는 기업이 있었지만 경제 공유의 관념과 정책으로 개선했다. 지금 대기업은 국민과 국가를 위한 기여체제로 변한 지 오래다. 오래전 미국 체이스맨해튼 은행 총재가 한국 기업·은행인들에게 한 말이 생각난다. 자신은 (록펠러재단) 은행의 주식을 법에 의해 5% 이상 소유할 수 없다. 나머지 95%는 전 세계 누구든지 가질 수 있다. 그 5%에서 얻어지는 수입에서 세금까지 감당해야 한다. 그러면 그가 소유하는 것은 무엇인가. 경영권과 그 이윤을 사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권리라는 이야기였다. 일부 사회주의자는 그것은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고 말한다. 경영과 사회 기여를 위한 정신적인 일의 가치를 모른다. 그런 제도가 있기 때문에 초대형 기업이 존재하며 그 혜택을 인류가 누리게 된다. 한국 경제를 사소한 법규로 해결하려는 폐쇄적인 사고는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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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의 정치적 실책은 더 심각했다. 이념정치는 정권을 절대화시켜야 가능해진다. 그 결과는 정권욕에 빠져 국민의 자율성을 위한 정치는 외면하게 된다. 심하면 정권을 위해 국민을 이용하고 수단으로 삼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념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상대방과의 사상적 공존을 용납하지 않는다. 국론은 분열되며 상대 정치세력에 대한 적폐청산 같은 정책은 불가피해진다. 중국과 북한이 보여주는 현실이다. 정책 수행을 위해서는 진실을 배제하며 정의의 질서는 무너진다. 문 정권이 규탄 받는 내로남불이라는 사고와 가치관이 바로 그 사회적 현상이다.

작은 정부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선거 때 득표를 위해 생긴 부처이고, 통일부는 존재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은 군함을 타고 핵 문제에 맞대응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통일부는 쪽배를 타고 다가가 사소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북의 김여정까지 격에 맞지 않는 얘기는 귀찮다고 우리 정부와 국민들까지 얕보게 만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더 큰 곳에 있다. 민주정치는 정부의 많은 기관과 기능을 국민에게 돌려주기 때문에 정부는 작아지고 국민의 자율적 성장은 커지게 된다. 반대로 공산국가나 독재정부에서는 국민들의 임무는 모두 정부가 점유하게 된다. 정부가 비대해지면 국민들의 자율성과 기능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정치이념이 필요 없다는 주장은 아니다. 절대이념이나 고정관념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닫힌 진보보다는 열린 보수를 선호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가 개방된 다원가치와 사회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문재인 정부#실패한 정권#사회주의 경제관#정권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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