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무안주기 청문회”…‘임·박·노’ 장관 임명 강행하나

고성호 기자 입력 2021-05-10 13:25수정 2021-05-1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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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국회 인사 청문 재송부 요청 가능성도 나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하기 위해 청와대 춘추관으로 입장하고 있다. 2021.5.10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야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장관 후보자들과 관련해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인사청문 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국회 인사 청문회 제도와 관련해서도 비판하면서 임명을 강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장관 후보자들의 부적격 논란 등과 관련해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저는 검증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늘까지 국회가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시한인데 국회의 논의까지 다 지켜보고 종합해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스1


이는 야당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이라고 판단하고 청문 보고서 채택을 반대하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는 이들 후보자 3인에 대한 청문 보고서를 10일까지 채택해 문 대통령에게 송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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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아파트 다운계약서, 가족 동반 해외 출장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진 임 후보자와 배우자 도자기 밀수 의혹 등이 제기된 박 후보자 등과 관련해 자진 사퇴와 문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국민의힘 "세 사람은 국민적 비난에 직면"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세 사람은 각종 의혹과 국민적 비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김 권한대행은 “어떻게 하나같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적격자만 골라냈는지 기가 막힌다”며 “완전히 인사가 무너졌음에도 부끄러움이나 반성조차 없는 모습에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권한대행은 “인사 참사 제조기라고 할 수 있는 김외숙 (대통령) 인사수석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이날 특별연설에서 후보자들을 발탁한 배경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국회 청문회 관행을 ‘무안주기’라고 지적해 조만간 임명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국회 인사 청문회와 관련해 “능력 부분은 그냥 제쳐두고 오로지 흠결만 놓고 따지는 무안주기식 청문회가 되고 있다”며 “도덕성 검증 부분은 비공개 청문회로 하고, 공개된 청문회는 정책과 능력을 따지는 청문회가 돼서 두 개를 함께 저울질하는 청문회로 개선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각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제시한 의견을 바탕으로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논의한 뒤 당 지도부가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장관 후보자 3인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당에서 결정할 일이다.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의 문제”라며 “국민 여론도 면밀히 살피고 있고, 의원들의 의견도 잘 수렴하고 있다. 오늘 의원총회도 있고, 종합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정치권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이날 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뒤 여론을 더 살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야가 3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해 이날까지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에 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민주당이 청문 보고서를 단독 처리할 경우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오만‧독주‧내로남불’ 프레임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국민 공분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관 인사 청문 보고서 재송부 요청되나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취임4주년 특별연설을 마친 후 출입취재단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또한 민주당이 청문 보고서 처리를 단독 강행할 경우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4석의 민주당이 단독 인준할 경우 ‘의회 독주’라는 여론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여권이 야당의 반대를 정면 돌파하기는 부담스러운 만큼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통해 시간을 확보한 뒤 야당과 협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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