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의 100세 건강]“국선도 70분-10km 걷기… ‘즐거운’ 노년 글쓰기 원동력”

양종구 논설위원 입력 2021-05-06 03:00수정 2021-05-06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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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정 박사가 서울 송파구 잠실 자택에서 국선도 수련을 하고 있다. 그는 마흔부터 매일 새벽 국선도로 건강을 다지고 있다(왼쪽 사진). 2019년 일본 종단을 하다 나라현 호류지 역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모습. 이훈구 기자 ufo@donga.com·허남정 박사 제공
양종구 논설위원
12년 전 생업전선에서 은퇴한 허남정 일본학 박사(69)는 단전호흡과 걷기로 건강을 다지며 노년의 새 인생을 가꿔가고 있다. 그는 2009년 한일경제협회 전무를 끝으로 퇴직한 뒤 한양대 국제대학원에서 일본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일본은 원수인가, 이웃인가’ 등 책을 4권 썼다. 그 원동력에 단전호흡과 걷기가 있다.

“40세에 접어들면서 건강을 고민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게 뭔지 알아봤는데 국선도가 눈에 들어왔다. 서울 강남수련원에 등록해 수련을 시작해 30년이 다 돼간다.”

국선도는 고조선시대부터 시작돼 삼국시대 때 신라 화랑들의 심신수련 필수과정이 되면서 널리 유행했다. 불교가 융성하면서 수그러들기 시작했지만 민간에서 비밀리에 전수되어 오다가 1960년대 일반에 다시 알려졌다. 국선도는 크게 몸을 풀어주는 조신법과 단전호흡으로 이뤄져 있다. 허 박사는 조신법 20분, 단전호흡 40분, 마무리 10분 등 매일 70분씩 수련하고 있다. 그는 “조신법은 요가와 무술 같은 동작으로 몸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어주는 것이다. 단전호흡은 복식호흡을 하며 명상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단전호흡을 하면 산소 공급이 원활해져 몸이 새로워지는 느낌이 든다. 같은 연령층에 비해 혈색과 유연성이 좋고 체력이 좋아 잔병치레도 거의 하지 않는다. 정신적으로도 침착함과 집중력이 생겨 잠재능력 개발에도 그만이다”라고 설명했다.

국선도를 만난 뒤엔 평소 즐기던 테니스와 골프를 서서히 그만두게 됐다. 국선도 하나만으로 건강 유지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는 “다만 국선도는 단기간에 효과를 보려고 하지 말고 오래 수련해야 한다. 처마 끝에서 떨어진 물에 바닥이 파이는 원리를 생각하면서 오래 꾸준히 수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선도를 하면서 안전사고를 당하지 않는 한 건강에는 문제없을 것이란 확신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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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박사는 2007년부터는 걷기도 시작했다. 건강에는 문제가 없지만 “신체활동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걷기에 관심을 가진 것이다. 마침 2007년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이 공동 후원한 ‘21세기 조선통신사 서울∼도쿄 우정 걷기’ 행사도 눈에 들어왔다. 임진왜란 이후 1607년부터 200여 년간 통신사를 파견했던 길을 다시 조성해 약 1090km를 걷는 행사다. 통신사 파견 400년을 기념해 열렸다. 평소 일본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그해엔 못 걸었지만 2009년 2회 땐 걸었다. 이 행사를 주최한 (사)한국체육진흥회에 가입했고 현재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체육진흥회는 목요일과 일요일 10km 이상 걷는 모임을 하고 있다.

허 박사의 하루는 오전 5시에 시작된다. 1시간 독서, 70분 국선도 수련, 아침 식사 후 걷기 2시간. 점심 이후엔 다시 책을 읽거나 쓴다. 그는 “건강해야 책도 읽고 쓸 수 있다. 책을 3일에 2권씩 읽고 있다. 30년 넘게 한일관계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그와 관련된 책을 준비하고 있다. 2년에 1권 출간이 목표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국선도 수련과 걷기는 밥 먹듯 습관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한 뒤론 결혼식, 장례식 등을 제외하면 양복 입을 일이 없기 때문에 편안한 복장으로 가급적 걸어서 이동한다. 그가 2018년 스페인 산티아고 800km를, 2019년엔 개인적으로 구상한 일본 종단 이동거리 4600km 중 1111km를 걸은 원동력도 이런 체계적인 몸 관리 덕분이었다.

‘100세 인생’을 쓴 린다 그래튼 등은 “100세를 사는 시대가 왔고 제대로 예측하고 계획을 세우면 장수는 저주가 아닌 선물이다. 그것은 기회로 가득하고, 시간이라는 선물이 있는 인생이다”라고 했다. 100세 시대. 준비하면 행복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는 얘기다. 허 박사는 “운동하고 독서하고 번역하고 책 쓰다 보면 하루가 너무 짧다. 하지만 매일이 즐겁다. 7년간 책을 4권 냈으면 그게 내 건강의 증표 아닌가”라며 웃었다.

100세 시대에는 슬기로운 노년 생활을 준비해야 한다. 건강과 일이 핵심이다. 일은 꼭 돈벌이가 아닌 취미생활도 좋다. 전문가들은 하루 종일 멍하니 있는 것보다 운동도 하고 일(취미생활)도 해야 시간도 빨리 가고 치매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양종구 논설위원 yjongk@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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