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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기초학력 평가하면서 학력 격차 분석은 않겠다는 교육부

입력 2021-03-10 00:00업데이트 2021-03-1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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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 거리 두기로 사교육비 지출 합계는 줄어든 가운데 소득별 사교육비 격차는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어제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총 사교육비는 9조3000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11.8% 감소했다. 학원 영업이 제한된 만큼 학생들이 학원을 덜 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 참여율 격차는 더욱 벌어져 월 소득이 800만 원 이상인 가구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0만4000원으로 200만 원 미만 가구의 5.1배나 됐다.

등교 수업이 제한된 이후 부실한 원격수업에 대한 불만과 기초학력 저하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수업시간에 인터넷과 EBS 강의 영상만 틀어주며 때우는 교사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한 사교육 전문기관이 지난해 초등학생 학업 성취도를 평가한 결과 수학은 평균 57.2점으로 전년도보다 14.3점, 영어는 54.6점으로 8.7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부실한 공교육을 사교육으로 보완할 여력이 없어 소득에 따른 학력 격차가 더 심화할 우려가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와 한국교총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10명 중 9명, 교사 10명 중 7명은 원격수업 확대로 학력 격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해결책은 공교육 내실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기초학력이 뒤지는 학생들의 경우 원격수업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대면 보충수업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일선 교육청은 이달 중 초등1∼고1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시행하는데 결과는 개별 학생들에게만 알려주고 코로나로 인한 학력 격차 실태는 분석하지 않기로 했다. 교육 당국에 책임을 묻게 될 자료는 만들지 않겠다는 건가. 기초학력 진단평가는 학생들의 학력을 전수조사하는 유일한 시험이다. 코로나로 인한 학력 저하나 학력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실증 자료를 내놓아야 교사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수업에 임하고, 효과적인 학력 격차 해소책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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