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교육양극화 에듀테크로 극복해야[광화문에서/신수정]

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입력 2020-09-16 03:00수정 2020-09-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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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아이가 다니는 영어학원에서 처음으로 원격수업을 선보였다. 20명 가까운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원격수업이라니. 수업에 대한 기대를 접고 몇 번 해본 뒤 영 아니다 싶으면 그때 다시 고민하자는 생각으로 일단 시작했다. 학원은 본격적인 수업 전에 일주일간 무료로 시범수업을 진행했다. 교사, 아이, 학부모 모두 원격수업이 처음인 만큼 초반엔 다들 마이크 조작도 서툴러서 여기저기서 잡음이 나오고 수업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학원 측은 시범수업 기간에 불편한 점이나 개선할 점을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자주 물었고 수업에 즉각 반영했다. 시범수업 회차가 거듭될수록 교사의 수업 진행도 매끄러워지고 아이들도 점차 수업에 적응하는 게 눈에 보였다. 온라인상에서 숙제를 내주고 체크해주는 툴도 잘 갖춰져 있었다. 처음엔 과연 원격수업이 제대로 진행될까 우려했지만 2주간 지켜보며 부정적 시각이 많이 사라졌다.

반면 주변에서는 원격수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 일부 교사의 성의 없는 원격수업 때문이다. 유튜브 QR코드만 몇 개 찍어서 보내주는가 하면, 줌(ZOOM) 등을 활용해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는 쌍방향 수업을 기대했건만 EBS만 줄곧 보게 하거나, 쌍방향 수업을 하긴 하는데 교사의 줌 조작이 미숙해 수업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4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5개월가량 지났지만 학교의 원격교육은 제자리걸음이라는 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가 전국 교원 22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4월 말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수업 중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3%였다. 이후 8월 초 진행된 같은 조사에서 쌍방향 수업 비율은 약 14%로 큰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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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휴교는 학생들의 교육 격차로 이어진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고학력 부모나 가정교사의 지도 아래 컴퓨터 등을 활용해 공부하는 부유층과 어른 없이 방치되는 저소득층의 격차가 20∼30년 뒤 양극화 심화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공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된 쌍방향 원격수업이 이뤄져야 한다. 일주일에 단 몇 시간이라도 같은 반 친구들, 선생님과 비록 화면이지만 서로 얼굴을 보며 안부도 묻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 지인은 초등학교 저학년인 자녀가 EBS 강의를 보다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전해줬다. “저 선생님은 바보 선생님이야. 내가 다 풀었는지, 풀지 못했는지도 모르는데 계속 자기 말만 해.”

코로나19를 계기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은 기술을 교육에 활용하는 에듀테크(Edutech)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높은 교육열에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도 잘 갖춰져 수준 높은 에듀테크 서비스가 민간에서는 속속 나오고 있다. 디지털 역량을 갖춘 교사들이 공교육 현장에서 에듀테크를 활용해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에 힘써야 할 때다.

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crystal@donga.com
#코로나19#교육양극화#에듀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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