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벼락치기 임대차법, 후폭풍과 부작용 감당할 대책 있나

동아일보 입력 2020-08-01 00:00수정 2020-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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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임대기간을 4년(2+2)간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은 직전의 5%를 넘을 수 없도록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어제부터 시행됐다.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단지들에서는 전세 물량이 자취를 감추는 등 혼란이 극심했다.

정부는 당초 내년부터 전월세신고제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전격 실시에 들어갔다. 야당과의 충분한 협의나 꼼꼼한 검토 없이 거대 여당의 힘으로 통과시킨 만큼 정책의 효과나 부작용 모두 오롯이 정부 여당의 책임으로 남게 됐다.

전월세상한제와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권은 궁극적으로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착 과정에서 예상 못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신규 세입자에게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4년 계약이 끝나면 집주인이 전세금을 크게 올리거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우려가 있다. 당장 기존 세입자가 계약을 갱신한 2년 뒤부터 전세금이 급등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서 “신규 계약자에게 적용할지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월세신고제로 가격이 검증되면 신규 계약까지 확대할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임대료 규제는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을 줄이고 주택의 품질을 낮춘다는 것이 많은 경제학자들의 견해다. 임대 수익이 떨어지면 주택을 새로 짓거나 좋게 고치려는 유인이 줄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임대료 규제와 계약갱신요구권 제도를 실시해온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같은 선진국들도 시장 상황에 따라 제도 수정을 거듭해왔다. 정부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추가 혼란을 막고 정책 보완을 해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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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부작용#임대료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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