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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사설]북 SLBM 봉쇄할 핵잠수함, 대통령 결단으로 도입하라

입력 2016-08-30 00:00업데이트 2016-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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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언급하며 “정부와 군은 진화하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에 대응해 실질적인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28일 새누리당의 원유철 전 원내대표 등 의원 23명이 “핵추진 잠수함을 즉각 배치해 SLBM 도발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성명을 낸 데 이어 어제 정진석 원내대표도 군에 핵추진 잠수함 도입 등 특단의 대책 검토를 요청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핵잠수함 도입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24일 북의 SLBM 시험발사 뒤 김정은은 “미 본토와 태평양작전지대는 이제 우리 손아귀에 확실하게 쥐어져 있다”며 기고만장했다. 실제로 SLBM은 동북아 안보지형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SLBM을 탑재한 북의 잠수함이 동해와 남해로 내려와 불시에 공격할 경우 현재 전력은 물론이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도 막을 수 없다. 북이 괌 미군 기지와 미 본토까지 핵공격 할 수 있는 SLBM 능력까지 갖춘다면 한반도 유사시 북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확장 억제 전략도 위협받을 수 있다.

북의 SLBM을 무력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북 잠수함을 기지에서부터 상시 감시, 추적하다 도발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 타격하는 것이다. 우리 해군이 보유한 214급(1800t급) 6척과 209급(1200t) 9척 등 15척의 디젤 잠수함으로는 장기간 수중 작전이 어렵다. 무제한적으로 가동하려면 핵잠수함이어야 한다. 해군이 2020년부터 3000t급 잠수함을 개발해 도입하는 ‘장보고Ⅲ’ 사업 일부를 핵잠수함으로 건조하고,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영국도 지난달 러시아와 북한의 핵 위협을 이유로 4척의 핵잠수함을 신형으로 교체하기로 했는데 우리가 미국만 믿고 손놓고 있을 순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잠수함용 소형 원자로 건조 기술 등은 상당 부분 갖췄고, 작년 개정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미국산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해 핵연료를 조달하는 것도 미국이 동의하면 가능하다. 우라늄 농축이 핵무장으로 이어질 것을 미국이 우려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북 SLBM이 미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설득해야 한다. 10월 한미 외교, 국방장관이 참가하는 ‘2+2’ 회의도 좋은 기회다.

차제에 사드 배치 논란을 교훈 삼아 핵잠수함 도입과 배치는 국가 기밀에 부칠 필요가 있다. 국가 명운이 걸린 핵심 전략무기 도입에 주변국 동의를 얻는다는 것은 안보 주권을 포기하는 일과 다름없다. 영토 보전과 국가 존속의 책무를 지닌 박 대통령이 결단하고, 정부와 군은 신속히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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