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유성열]유권자들의 마음을 다른 걸로 잡을 순 없나
총선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정책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건강보험료 감면 등 유권자들의 귀가 솔깃해질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역 표심을 자극하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계획도 속속 등장했다. 최근 서울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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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정책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건강보험료 감면 등 유권자들의 귀가 솔깃해질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역 표심을 자극하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계획도 속속 등장했다. 최근 서울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
“용산 대통령실 참모들을 노골적으로 배려했다.” 한 여당 의원은 16일 전격 발표된 국민의힘 공천 룰을 이같이 해석했다. 그는 험지와 텃밭에 각기 다르게 적용된 경선 여론조사 일반 국민 비율에 주목했다. 용산 참모를 비롯해 검사 출신 인사들은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있는 서울 강남이나 …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직후 필자는 양국 군사협력에 초점을 맞춘 칼럼을 썼다.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전달한 것 같지만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 기술 등을 보낸 구체적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했다. 러시아 사정에 정통한 당국자도 그때 “(러시아가) 민감한 기술까지 북한에 쉽게 내줄…
“와인 안 마시고, 소고기 안 먹고… 유럽이 가난해졌다.” 지난해 7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 침체로 유럽 중산층의 생활이 궁핍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와인과 푸아그라를, 스페인에서는 올리브오일을, 독일에서는 소고기 대신 값이 싼 닭고기를 먹는 …
지난해 9월 25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 기자실에서 입 모아 말했다. “임금체불 근절이야말로 노사법치 확립의 핵심이다.” 그로부터 네 달이 지났다. 상황은 좀 나아졌을까. 고용부 등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임금체불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
중소 출판사인 김앤김북스가 지난해 8월 번역 출간한 ‘헨리 키신저의 외교’(원제 Diplomacy)는 어렵게 세상에 나왔다. 외교의 대가 키신저가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은 이 책은 약 9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에 내용도 난해해 1994년 발간 이후 30년 가까이 국내에 소개되지 못했…
지난해 쇼트폼 소셜 플랫폼 ‘틱톡’을 강타한 해시태그 키워드 중 하나는 ‘클린 걸 에스테틱(Clean Girl Aesthetics)’이었다. 건강한 생활 습관,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내적, 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차가운 물에 얼굴을 담가 …
“특별반보다 야구부에서 먼저 도쿄 6대학 합격자가 나올 거다.” 일본 하나마키히가시 고교에, 한국으로 치면 SKY 진학을 목표로 하는, 특별반이 생기자 이 학교 사사키 히로시 야구부 감독(49)은 이렇게 말했다. 2021년 겨울 이 학교 야구부 숙소 앞에 플래카드 석 장이 붙…
“명시적으로는 포함이 안 됐습니다만….” 이틀 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 보고에 참석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답변을 들으며 일단 의문 하나는 해소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추진을 공식화했을 때부터 풀리지 않던 의문이었다. 윤 대통령 발표 …
2022년 0.78이었던 합계 출산율이 2023년 0.6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인구가 유지되기 위한 최소한의 출산율(2.1)의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출산율이 연일 사상 최저를 나타내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여전히 공포스럽다.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지 …
“국정의 ‘그랜드 디자이너’가 안 보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내각 후보자에 대한 ‘5대 인사 원칙 파기’ 논란이 불거졌을 때 기자에게 이같이 말한 적이 있다. 판을 크게 보고 국정과 인사(人事)를 추진하는…
김진표 국회의장은 4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10년 후 대한민국을 위한 제안’을 발표하며 “국가 위기를 막아내기 위해 저출생 문제 해결을 헌법에 못 박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발표문 8556자 중에서 인구절벽의 위기를 강조하며 저출생 해법을 언급한 내용이 첫 대목부터 5000…
“나의 컴백을 기다리다 (지쳐) 욕과 함께 원망하는 내용을 남긴 팬의 글을 봤다. 웃었던 기억이 난다. ‘누가 내 욕을 이렇게 살벌하게 써놨지’ 싶었다. 재밌었다.” 매년 봄, 벚꽃이 필 무렵이면 떠오르는 노래 ‘벚꽃엔딩’의 주인공 가수 장범준이 지난해 12월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면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아도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판에 들어서며 이같이 말했다. 김영삼(YS), 김대중(DJ) 전 대통령처럼 정치인을 이니셜로 부르는 문화가 사라졌지만 한 위원장의 등장은 그의 이니셜 DH와 어…
우리 헌법에는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조항이 3개 있다. 5조 2항은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7조 2항과 31조 4항은 공무원과 교육에 대한 정치적 중립성을 법률을 통해 보장토록 하고 있다. 헌법이 이 3개를 콕 집어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 것은 군, …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이 어제부터 경찰로 완전히 넘어갔다. 이제 국정원은 간첩 사건 수사를 할 수 없다.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못 한다. 구속영장 신청도 할 수 없다. 대공 수사권이 이전되면서 국정원이 하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국농민회총연맹 간부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등은 …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현역 의원이 다시 출마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동아일보가 총선 D―100을 맞아 진행한 신년 여론조사 결과 서울, 경기, 인천에서 모두 “현역 의원을 뽑겠다”는 응답보다 “다른 인물을 뽑겠다”는 응답이 높았다. 서울과 경기에선 “다른 …
영업사원으로 여러 곳을 다니며 일하다 병에 걸려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 죽음을 앞둔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현실보다는 환상에 가까운, 어떤 일화는 허무맹랑해 믿기 어려울 정도지만,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를 통해 아들은 아버지의 위대함과 실패를 동시에 이해한다. 아버…
어느 날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에 고물가, 고금리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삼성전자, 현대차는 스마트폰과 신차 가격 동결에 동참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동결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고 지원금도 줄인다면. “여기가 평양이냐”는 힐난…
1960, 7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이끈 경제정책을 하나만 꼽는다면 ‘수출 주도 성장 전략’을 들 수 있다. 한국 산업의 고도화로 이어진 이 정책의 중심에는 상공부(산업통상자원부의 전신)가 있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직 경제관료 모임인 재경회와 함께 발간한 ‘코리안 미러클’…